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관련 미국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데 대해 국민의힘도 보조를 맞추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원수 지위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해서 하는 활동”이라며 “각 정당이나 개인이 볼 때 비록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에도 혼밥 문제부터 여러 가지 있었다만 대통령의 외교 활동 중에는 그것이 오히려 국내 정쟁 대상이 돼서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했다”며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앞서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 막말을 했다는 논란 등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재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문제는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불거졌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추정되는 발언을 한 것이 카메라에 잡히면서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 중 ‘국회’는 대한민국 국회를 지칭하는 것이며, ‘바이든’이라는 말은 ‘날리면’이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리상으로도 미국을 지칭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오자 전날(22일)까지 말을 아끼던 국민의힘은 즉각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저는 가까이에 있지 않고 현장에 없어서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다”면서도 “딱히 (바이든이라고) 그렇게 들리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일단 저희로서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우리 국회에서 1억 달러를 승인해줘야 되는데 과연 ‘이게 어떻게 될까’하는 그런 우려, 이런 것을 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논란이 정치공세로 번지는 것에 대해선 우려 섞인 반응을 내비쳤다. 외교적 문제로 까지 비화될 수 있는 부분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이걸 그렇게 키워서 해명문 내내 이 이야기를 하고 하는 것이 정말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될지 조금 숨을 고르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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