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XX들은 미국 의회 아닌 한국 국회 말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공군 1호기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공군 1호기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논란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해당 발언이 국내 언론 뿐 아니라 외신에도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논평을 통해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거대 야당이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며 “미국(의회)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가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략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을 빚었다. 

즉 김 수석의 설명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팔려서 어떡하나”가 아니라 “(한국)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이 된다. 

김 수석은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대해 “미국, EU, 독일, 캐나다, 일본, 프랑스, 한국 등이 저개발 국가 질병 퇴치를 위한 재정기여금을 발표하는 자리”라며 “우리나라는 예산에 반영된 1억 달러의 공여 약속을 하고 간단한 연설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를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을 이행하고자 하는 정부의 기조를 발표했다”며 “그러나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이에 박 장관은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다”고 부연했다. 

김 수석은 해당 영상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들어봐 주시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차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바이든’은 적어도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확신을 갖고 말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수석은 ‘어제 발언은 우리 국회를 향해 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앞부분 ‘XX들’은 맞나. 그렇다면 이건 우리 국회라는건가’라고 묻자 “미국 의회가 아니라는거다”라고 했고, 재차 ‘한국의회인가’라고 묻자 “예,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라고 확인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글로벌펀드에 1억달러를 공여하기로 했는데, 국회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면 본인의 면이 서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당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통령이 입법부를 ‘이 XX들’이라고 칭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 표시는 없었다. 김 수석은 “개인적으로 오가는 거친 표현에 대해 느끼는 국민들의 우려는 잘 듣고 알고 있다”면서도 “이 사안에 대해 여러 번 검토하고 충분히 기자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확신이 섰다고 생각해서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설명하는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이 비판을 잠재우는 데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김 수석의 브리핑이 발표된 후 윤 대통령 발언 영상은 발언을 다시 들으러 온 이들이 남긴 댓글로 가득했다. 또 민주당은 이 해명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5,000만명을 난청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욕설이라고 주장했는데 참 가관”, “저런 해명은 더 큰 문제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야당에 욕설을 하다니”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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