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양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양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대표 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고 직격했다.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 욕설을 한 게 우리나라 국회을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데 따른 반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며 “굴욕과 빈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실의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했다”며 “이번 사건은 누구의 전언이 아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수많은 기자들이 촬영하고 목격한 것이다. 국민 역시 대통령 입에서 나온 욕설을 영상과 음성으로 직접 목도하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해명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은 밤사이 해당 욕설 영상을 듣고 또 들으며 기막혀 하고 있다”며 “저도 한 100번 이상은 들은 것 같다”고 했다.

또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며 국민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 상에 가득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외교 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년간 국제무대에서 쌓아온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다. 단순히 망신을 넘어 한미동맹 뿐만 아니라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서도 “참사의 당사자로서 외교적 후폭풍이 걱정되어 어떻게 든 모면해보려 했다 해도 거짓 해명을 해서야 되겠냐”며 “거짓말은 막말 외교 참사보다 더 나쁜, 국민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 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려보고자 하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도 즉각 경질해야 한다. 특히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오류와 참사로 대한민국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니 바로 경질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퇴장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 한 것이 카메라에 잡혔다.

해당 음성이 논란이 되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각) “지금 다시 한 번 들어봐 달라”며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 돼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란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의 ‘국회’가 우리나라 국회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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