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올 추석 안동 지역에 보낸 선물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올 추석 안동 지역에 보낸 선물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추석 선물과 관련해 불미스런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자신이 출마했던 지역으로 전달된 추석 선물에 대해 사전선거운동이란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이 같은 논란을 불러온 근본 원인이 ‘정치권 낙하산 출신’이란 이삼걸 사장의 배경에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강원랜드 해명 ‘군색’… ‘정치권 낙하산 출신’이 불씨

경북 구미시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지난 22일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의 올 추석 명절 선물 발송대장을 분석한 결과 총 615건 중 65건이 경북 안동 지역으로 배송됐다며 이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삼걸 사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4년부터 이 지역에서 시장 및 국회의원 선거에 수차례 출마한 바 있다. 보수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처음엔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했으나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가장 최근엔 2020년 제21대 총선 때 안동·예천 선거구에 출마했었다. 다만, 당선된 적은 없다.

구자근 의원 측에 따르면, 이삼걸 사장이 안동 지역으로 보낸 추석 선물의 수령자는 모두 ‘고객’으로 적시돼있었다. 물품은 태백 6년근 홍삼진액과 삼척 두메꿀스틱이었으며, 가격은 각각 4만8,000원, 2만7,600원이었다.

이에 대해 구자근 의원은 “이달 말 강원랜드가 관광진흥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앞두고 있어 자칫 사업정지 10일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은 경영 내실화 보다는 잇속만 챙기고 있다”며 “강원랜드에는 경영에 관심 없이 오로지 안동시민과 출마에만 몰두하는 낙하산 사장을 위한 자리는 없다. 이삼걸 사장을 비롯한 강원랜드 이사회는 기관 정상화를 위해 즉각 퇴진하고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인물들이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강원랜드 측은 “영업 활성화를 위한 차원의 선물 발송이었다”며 “통상적으로 매년 명절마다 선물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선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들에게 전달됐는지, 대상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못했다.

강원랜드는 또한 이삼걸 사장 취임 이전 등 과거에도 안동지역에 비슷한 규모의 명절 선물이 발송됐는지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관련 규정상 선물을 발송하고 일정 기간 이후 인적정보를 파기하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따라서 이삼걸 사장의 이번 추석 선물 발송이 실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강원랜드 해명대로 영업 활성화 차원에서 적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해 전국 각지로 발송했는데, 그 중 일부가 안동지역일 뿐일 수도 있다. 이삼걸 사장의 향후 출마 여부가 결정된 것도 아니다.

다만, 이처럼 불미스런 논란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이 이삼걸 사장이란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 낙하산 출신’이란 배경이 없었다면, 애초에 추석 선물을 두고 논란이 벌어질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와 유사한 논란이 향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삼걸 사장의 임기는 제22대 총선(2024년 4월 10일) 직전인 2024년 3월까지다. 만약 또 다시 출마에 나설 경우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할 수밖에 없다. 임기 후반부, 향후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 대두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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