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멤버’(감독 이일형)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남주혁과 이일형 감독, 이성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리멤버’(감독 이일형)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남주혁과 이일형 감독, 이성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검사외전’으로 97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일형 감독이 신작 ‘리멤버’로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신선한 스토리와 묵직한 메시지, 이성민‧남주혁의 세대를 뛰어넘는 호흡을 앞세워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26일 영화 ‘리멤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연출을 맡은 이일형 감독과 주연배우 이성민‧남주혁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 분)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아무도 묻지 않은 과거의 죄, 우리 사회가 암암리에 면죄부를 부여해 버린 이들을 향한 필주의 통쾌한 단죄는 복수극 고유의 카타르시스와 함께 울림과 공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기존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들과 달리, 가족을 죽인 자들을 대상으로 한 필주의 개인적인 복수를 다루면서 차별화된 재미와 의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 역사책 속 박제된 과거의 사실이 아닌,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개인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스토리에 담아내 보다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주목된다. 

‘리멤버’로 돌아온 이일형 감독.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리멤버’로 돌아온 이일형 감독.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일형 감독은 “일제강점기 또는 친일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보통 시대극이거나 옛날을 배경으로 진행되는데, 이 이야기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고, 현재에서도 벌어진다는 관점이 재밌었다”고 차별화 포인트를 짚었다.

또 “복수극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는데, 격하고 감정적이고 긴장감 있는 소재가 필주라는 할아버지와 어우러지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검사외전’으로 유쾌한 버디 무비를 선보였던 이일형 감독은 ‘리멤버’를 통해서는 80대 노인 필주로 분한 이성민과 20대 청년 인규를 연기한 남주혁의 세대를 초월한 ‘케미스트리’로 색다른 앙상블을 선보인다.

이일형 감독은 “‘검사외전’ 황정민과 강동원이 톰과 제리 같았다면, ‘리멤버’는 세대 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며 “같은 브로맨스지만 80대와 20대, 시대를 뛰어넘은 브로맨스가 어떻게 완성될지 기대하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80대 노인 역할에 도전하는 이성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80대 노인 역할에 도전하는 이성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성민은 기억이 사라지기 전 가족을 앗아간 친일파들에게 60년을 계획한 복수를 완성하려는 80대 노인 필주를 연기한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죽기 전 마지막 버킷 리스트인 복수를 완성하려는 노인 필주를 통해 감정의 진폭을 선명하면서도 깊게 보여주며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성민은 80대 노인을 연기한 것에 대해 “쉽지 않았다”며 “나이를 커버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연기하는 배우로서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고, 이것을 잘 해내면 또 다른 변화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작품을 택했다”고 말했다. 

“분장을 지운 게 어색할 정도였다”는 이일형 감독의 말처럼, 이성민은 실제 나이를 잊게 만드는 완벽한 노인 분장과 느린 걸음걸이, 구부정한 자세, 쉰 목소리까지 80대 노인 그 자체로 분해 몰입도 높은 열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는 “분장을 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걸음걸이나 말투가 필주처럼 나와서 스태프들이 과하게 챙기기도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영화에서 이성민은 복수극답게 총기 액션부터 맨몸 액션, 카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을 소화한다. 다만 80대 노인이라는 설정 탓에 그 나이에 맞는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민은 “감정적인 부분은 의외로 힘들지 않았는데, 움직임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며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동작, 달리기 등을 묘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대역을 했던 무술팀도 지금까지 한 액션 중 가장 힘들다고 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색다르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고 도전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20대 평범한 청년의 얼굴을 그려낼 남주혁.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대 평범한 청년의 얼굴을 그려낼 남주혁.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남주혁은 20대 청년 인규를 통해 또 다른 청춘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극 중 인규는 필주와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평범한 20대 청년으로, 의도치 않게 필주의 복수에 가담하게 되는 인물이다. 

남주혁은 필주의 복수의 여정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동행하는 인규를 통해 다양한 감정 변화를 입체적으로 담아낼 전망이다. 또 끊임없이 필주에게 질문을 던지고 회유를 하는 모습으로 궁금증과 긴장감을 자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 번 청춘의 얼굴을 대변하게 된 남주혁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0대의 평범한 청년을 연기해달라고 이일형 감독이 강조했는데, 그게 정말 어려웠다”며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범함을 연기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고민하고 상황에 집중하며 정말 열심히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이성민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만으로 설레고 행복했다는 남주혁은 “현장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고 (이성민) 선배가 정말 편하게 대해주셔서 우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편안하고 재밌게 잘 지냈다. 정말 든든한 선배님”이라며 이성민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성민 역시 “남주혁은 매우 유연한 배우”라며 “앙상블을 맞춰가고 조화를 만들어갈 줄 아는 배우였다. 촬영장 밖에서도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그것이 연기 호흡에 긍정적인 영항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탄탄한 시너지를 자신해 기대감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이일형 감독은 “촬영 시작 일주일 전에 이성민, 남주혁과 셋이 대본 리딩을 한 적이 있다”며 “촬영장은 항상 전쟁터라고 생각하면서 임하는데 그때 이상하게 알 수 없는 따뜻함을 느꼈다. 개봉을 앞두고 나니 벅찬 마음에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생각보다 재밌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편하게 봐주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오는 10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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