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제400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제400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8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기후위기대응과 RE100을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전 세계적 추세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RE100은 다시 이슈가 됐습니다.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RE100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한 이재명 대표 역시 기후위기를 다시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기후위기는 인류가 해결할 가장 큰 숙제다. 전 세계가 화석에너지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관련 산업을 집중육성 중”이라며 풍력,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 조선과 항공기, 초절전 반도체, 그린수소, 그리고 에너지 절감형 건축소재 등 그린뉴딜 산업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적 무한경쟁 속에 우리만 거꾸로 가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올려야 한다. 애플, 구글 같은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을 선택했다. 최근에 삼성전자도 이미 가입했다.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을 빠르게 늘려가지 않으면, 기후위기대응 실패는 물론이고 제조업의 해외유출, 경쟁력 악화를 피할 길이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Q. RE100이 뭔가요?

A. ‘Renewable Energy(재생 에너지)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적 기업 간 협약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 국제 비영리 단체인 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연합해 탄소중립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탄소중립이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으로, ‘탄소제로’라고도 불립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만을 이용하거나, 사용한 전력만큼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구매해야 합니다.

RE100은 어떤 기관에서 시작한 정책이 아니라 ‘자발적 캠페인’으로 강제성은 없지만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취지에 공감하면서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재생 에너지)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적 기업 간 협약입니다./게티이미지뱅크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기업 간 협약이다.

Q. 다른 나라들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 이재명 대표는 “EU는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으면서도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45%로 늘리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반도체 같은 그린뉴딜 산업을 자국 내에 집중육성 중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 미디어네트워크 ‘유랙티브’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번 달 14일(현지시각)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45%로 상향했습니다. 지난해 32%였던 목표를 40%로 높인 것에 이어 올해는 45%까지 추가 상향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가스 공급 중단 위협을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나선 것입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를 통과시키면서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을 10년 연장하고, 적용 세율을 30%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또한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가속화를 위해 제품 생산세액공제(AMPC)를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Q. 외국 기업의 RE100 도입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우리나라의 중추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산업은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합니다. 애플, BMW 등 적지 않은 글로벌 기업이 협력업체에까지 RE100 동참을 요구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문위원 입법검토서를 인용해 ‘RE10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이 한국 협력사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납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입법검토서를 인용해 “애플,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이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한국 협력사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Q.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 국내 기업도 해외 협력사의 기준에 맞추고 경쟁사에 밀리지 않기 위해 빠르게 RE100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2020년 SK그룹의 8개사가 국내 최초로 공식 가입한 이후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한국수자원공사 등 14개 기업이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삼성전자까지 동참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2.8%로 늘리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21.5%로 축소하겠다고 밝힌지 얼마되지 않아 삼성전자가 RE100을 선언하면서 정재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2.8%로 늘리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21.5%로 축소하겠다고 밝힌지 얼마되지 않아 삼성전자가 RE100을 선언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수급과 관련해 우려를 낳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Q. 우리 정부 정책은 어떤가요?

A. 지난 8월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2.8%로 늘리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21.5%로 축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원자력 에너지는 RE100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이 낮아지면서 2050년까지 국내 생산 재생에너지만으로 100% 전력을 충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Q.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이재명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회 기후위기 탄소중립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그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대립이 아닌 보완 관계임을 인정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하는 방안을 반드시 모색해가야 한다”며 “‘탈석탄·감원전·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정책의 미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도와 서남해안은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원료인 햇빛과 바람이 넘친다. 울산앞바다 같은 동해안 역시 부유식 풍력의 최적지다”며 “풍력발전원스톱법과 분산에너지특별법을 제정하고,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서 전국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재생에너지 생산과 판매의 길을 열어서 재생에너지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구체적 예시를 들었습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이 대표의 대선후보시절 주요 공약이기도 합니다.

Q.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비중은 어떻게 될까요?

A. 삼성의 강력한 경쟁사인 TSMC는 지난 2020년 7월 이미 RE100에 가입하고 경쟁력을 확보 했습니다. 대만 정부 또한 TSMC가 덴마크 풍력기업 오스테드와 920㎿급 해상풍력 발전소로부터 20년 동안 전력을 구매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할 때 송전망 이용료의 90%를 부담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탄소중립이 무역장벽으로 다가올 미래를 빨리 대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만과 달리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를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국내 생산량이 적어 다른 차원의 정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 집중적이지만, RE100에 원자력에너지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 정부도 국내 기업의 RE100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보입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 애플·BMW 등 글로벌 기업, 삼성ㆍLG 등 韓 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 압박 / 이투데이, 2018년 11월 1일  
https://www.etoday.co.kr/news/view/168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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