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어려운 상황이 문재인 정권의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짙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끊임없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가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자 민주당이 사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결코 지난 5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생각이 없다”며 “반성 없는 내로남불 정부를 심판하고 궤도를 이탈하여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 후 민생 경제의 위기가 지속되는 데 대해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짙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도하게 늘려놓은 규제와 세금으로 민간의 활력이 크게 떨어졌고 막무가내 탈원전으로 시장 전반에 막대한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약화도 문제로 거론했다.

◇ “민주당, 사사건건 국정 발목잡기”

정 위원장은 이러한 ‘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행보는 ‘국정 발목잡기’에만 치중돼 있다고 보았다. 특히 민주당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맹공하고 나선 데 대해선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며 “‘혼밥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의 외교 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검수완박에 검사완박까지 밀어붙이며 자신들의 적폐를 덮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며 “정치의 사법화보다 훨씬 더 나쁜 사법의 정치화로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곧장 화살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정 위원장은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성남 FC, 변호사비 대납, 애당초 우리 당에서 처음 내놓은 사건이 하나도 없다”며 “모두가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이고 거대한 권력 카르텔에 의해 벌어진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 한 푼 받지 않았다며 사법당국의 수사가 억울하다고 한다”며 “전직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보내는 것이 지엄한 대한민국의 법인데 도대체 누가 예외가 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이제 사법의 영역은 사법에 맡겨 놓고 국회는 국회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한 길이며 동시에 민주당이 사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윤석열 정부 지난 143일… 비정상 바로잡는 분투의 시간”

정 의장은 윤석열 정부의 집권 기간에 대해 “민주당의 끊임없는 훼방과 어깃장 속에서도 국민의 삶을 챙기며 과거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치열한 분투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유류세율 인하 △45만 톤 쌀 시장 격리 대책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최악의 실패인 주거정책 정상화를 위해 반시장적,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을 전면 전환하고 서민들의 주거 안전망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고도 덧붙였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도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남겨 놓은 한일관계 뇌관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폭탄처리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또한 정상궤도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을 정상화의 길로 되돌리는 과업 가운데 하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경제 체질을 개선해 ‘강한 경제’를 만들고, 취약 계층 중심의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복지’, 목소리 큰 집단만 이익을 챙기는 ‘정치 복지’를 바로잡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금·노동·교육에 대한 개혁도 줄기차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도 이미 늦었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만큼 여야는 물론 각계 전문가와 폭넓은 참여 속에 범국민적 의견 수렴 과정을 조속히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협치를 위한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에도 힘을 실었다. 정 위원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 중진협의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의장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시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도 적어도 이것만큼은 마음을 열고 받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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