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뉴시스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IPO 시장이 얼어붙고 ‘성장주’들이 한파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를 향한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어느덧 4분기밖에 남지 않은 올해 컬리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3월 예비심사를 신청한지 5개월여 만의 승인으로, 통상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기간이 소요됐다. 

이에 따라 컬리는 예비심사 통과를 기점으로 6개월 내에 상장을 마쳐야하는 상황이며, 잰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한은 내년 2월까지지만, 애초부터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해왔던 만큼 본격적인 절차 돌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컬리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투자시장 여건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제정세 및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이에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를 철회 또는 연기했고, 상장을 강행한 기업의 경우 당초 기대와 달리 흥행에 참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컬리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쏘카는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보다 낮게 확정됐음에도 끝내 흥행에 실패했고, 상장 이후에도 주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의 실적 성과보단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았던 WCP 역시 마찬가지다.

아울러 주식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왔던 ‘성장주’들도 된서리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주의 대표주자로 분류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상장을 둘러싼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컬리는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복잡한 주주구성 역시 상장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문제로 인해 컬리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후퇴를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컬리에게 남은 상장 기한은 5개월, 올 연말을 기준으로 하면 3개월이다.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서 컬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또 그 결정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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