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KH그룹의 관계자 등을 입찰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펜시아리조트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KH그룹의 관계자 등을 입찰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입찰 방해 혐의, 최문순 전 지사·KH그룹 임원 등 입건 

강원경찰청은 최 전 지사와 KH그룹 임원 A씨 등 관련자 4명을 입찰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입건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 전 지사와 KH그룹 임원을 포함해 4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강원도 산하 공기업인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공개 입찰을 절차를 거쳐 KH그룹에 알펜시아 리조트를 7,115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KH그룹인 자회사인 KH강원개발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KH강원개발은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회사(SPC)다. 

이후 입찰에 참여한 기업 2곳이 모두 KH그룹 계열사로 알려지면서 입찰 담합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KH그룹이 유찰방지를 위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를 들러리로 내세웠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 측이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지난해 8월 이 같은 입찰담합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이하 공정위)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같은 해 8월엔 입찰 방해 혐의로 강원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냈다. 공정위와 경찰은 각각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올해 4월 강원도청과 KH그룹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18일 수사관을 투입해 알펜시아 입찰을 담당했던 도 투자유치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같은 날 최종 낙찰자로 결정된 KH그룹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압수수색 자료 분석 등을 토대로 최 전 지사와 KH그룹 임원 등 관련자들을 입찰 방해 혐의로 입건 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입찰 방해죄는 업무상 위계 또는 위력을 이용해 공정한 입찰을 방해했을 때 성립된다. 수사 과정에서 입찰 담합 행위가 밝혀진다면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KH그룹 측은 임원이 입찰 방해 혐의로 입건된 것과 관련해 “경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선 기존 입장과 변화가 없다는 전했다. KH그룹 측은 그간 그룹 관계사 2곳이 동시에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각 법인 및 대표이사가 다르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 잇단 악재… 배상윤 KH그룹 회장 해외 체류 중 

KH그룹은 KH필룩스를 중심으로 KH일렉트론, KH건설, 장원테크, 아이에이치큐 등 다수의 상장기업을 거느린 기업집단이다. 최근 몇년 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으로 외형을 불려왔다. 지난해 알펜시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낙찰자로 선정된 후 입찰 담합 의혹이 제기되면서 1년 넘게 잡음에 시달려 오고 있다. 지난 2월 잔금 납부와 함께 알펜시아 소유권을 최종적으로 획득했음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KH그룹은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불똥을 맞는 등 각종 구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25일 KH그룹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KH그룹은 쌍방울그룹과 금전 거래를 다수 해왔던 곳 중 하나다. 검찰은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긴밀한 관계로 알려졌다.   

한편 배상윤 회장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상태로 전해졌다. KH그룹 관계자는 “현재 비즈니스 업무차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입국 시기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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