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가운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흠집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외교 참사라고 이야기하는데 실상을 알고 보니 민주당의 억지 자해 참사”라며 “우리 속담에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서럽다는 말이 있듯이 영국, 미국도 아무 문제없다는 데 우리 민주당만 자꾸 문제 있다고 하니 민주당이 억지로 대한민국을 자해하는 참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말했다.

국회는 전날(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했다. 해임 건의안은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이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해임안 처리 강행에 대해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한 해임 건의안 단독 처리 규탄대회에서 “실질적으로 대선 불복 행위와 다름이 없다”며 “말로는 실용 협치라지만 윤석열 정부가 잘되는 꼴을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발목잡기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 당시 ‘혼밥외교’, ‘기자단 폭행’ 등도 재차 꺼내 들었다. 그는 “자신들이 할 때는 10개 중 8개를 혼밥 먹고, 수행했던 우리 기자들 폭행당해도 한마디 항의 못 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태도를 변화해서 뭐 하나 흠잡기 위해 난리인가”라며 “말은 대한민국 국익 지킨다고 하면서 하는 행태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도 이 자리에서 “민의의 전당 국회의사당에서 최악의 의회 폭주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한민국 70년 역사에 국회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해임을 건의한 사태는 없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참사라고 억지 부리며 외교를 정쟁 수단으로 삼아 저지른 이 폭거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해임 건의안 처리가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적 여론을 반영한 것이란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해임안 가결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70% 가까운 분들이 순방 외교 잘못을 꾸짖고 있는 상황을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순방 외교가 대참사라고 불릴 만큼 국격이 실추되고 국익도 훼손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외교 대참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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