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디저트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일부 디저트 제품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하락됐음에도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올해 초부터 서서히 가격을 올리던 가공식품업계가 8월 말을 기준으로 도미노처럼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원재료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디저트 제품 가격 인상에 줄줄이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일부 디저트 제품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하락됐음에도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카페 프랜차이즈, 디저트 제품 줄줄이 가격 인상

프랜차이즈 업계의 디저트 가격 인상은 올해 상반기부터 가시화됐다. 지난 5월 ‘아티제’는 빙수‧케이크 등 디저트 가격을 인상했다. 클래식 팥빙수는 1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원 올랐다. 생딸기빙수와 생망고빙수는 지난해 각각 1만6,000원과 1만7,000원이었다가 올해 1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같은 달 ‘커피빈’에서는 일부 케이크 가격이 올랐다. 까망베르치즈 케이크 1호는 2만8,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시그니처 듀얼 케이크 3호는 3만7,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상향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19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딸기 요거 생크림 케이크를 포함한 케이크 3종과 마카롱, 캡슐커피 등이 가격 인상 대상이 됐다. 지난 7월 떠먹는 케이크 4종 가격을 400원씩 인상한 것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번 가격인상의 근거로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감소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 디저트 제품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되레 하락했음에도 가격 인상이 단행돼 의문이 증폭시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달 말 팥빙수와 망고빙수를 판매하는 다섯 업체(△드롭탑 △설빙 △아티제 △이디야 △호미빙)의 대표 제품의 5년간 가격변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원재료 가격 등락과 관계없이 빙수가격은 대부분 인상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겪었던 이번 2022년 팥 가격은 전년대비 23.1% 하락했으나 팥빙수의 가격은 평균 12.0%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 팥·망고 등 원재료 가격 하락세에도 빙수 가격 인상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들을 살펴봐도 원재료 가격의 등락과 상관없이 해당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유지해왔다. 2018년 망고가격은 전년대비 평균 3.3% 하락, 2021년에는 전년대비 평균 1.0% 하락했지만 이들 시점에도 망고빙수 가격은 유지 혹은 인상되는 등 원재료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인상되는 모양새를 보였다고 물가감시센터는 짚었다.

식품업계가 근거로 제시하는 ‘수익성 감소’도 마땅한 근거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감시센터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액, 영업이익에 대해 재무정보를 제공한 업체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2017년 이후 영업이익이 급속히 증가했다”며 “원재료가 부담보다는 마케팅 전략 및 시장 분위기에 따른 요인 등이 가격 인상 요인으로 더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만한 결과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유통업계에선 가격 인상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제품 가격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 원재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며 “부자재 값이라든지 인건비라든지, (매장의) 부동산 임차료라든지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인상 요인을 명분으로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꼼수 가격 인상이 단행되는지에 대한 철저한 감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인상 흐름에 편승해 과도한 가격 인상이 단행되는 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식품업계의 상생 노력을 당부하면서 과도한 가격 인상 움직임에 대해선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 흐름도 예의주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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