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과정에서 흥행에 참패했던 WCP가 상장 이후 주가 역시 갈팡질팡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상장 과정에서 흥행에 참패했던 WCP가 상장 이후 주가 역시 갈팡질팡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하반기 IPO시장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고도 흥행에 참패했던 WCP가 상장 이후 주가 역시 갈팡질팡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첫날부터 폭락한데 이어 이튿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공모가엔 못 미치는 모습이다. 시장 상황 및 향후 전망이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상장사로서 자존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흥행 참패→폭락→반등… 향후 행보는?

2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을 개발·생산하는 WCP는 하반기 IPO시장 최대어라는 평가 속에 지난 7월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점점 더 악화되는 투자시장 여건으로 인해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2차전지 관련주=흥행 보증수표’ 공식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 또한 컸다.

결과는 ‘참패’였다. WCP는 상장 흥행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33.28대1에 그쳤고, 전체 참여 수량의 60%가 희망공모가보다 낮은 금액을 써냈다. 이에 WCP는 희망공모가 최하단보다 낮은 금액으로 공모가(6만원)를 확정했고, 구주매출 비중을 크게 낮추는 한편 공모규모도 축소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일반청약 역시 경쟁률이 7.25대1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 같은 흥행 참패의 배경으로는 금리 인상 등으로 더욱 위축된 투자시장 여건과 상장 과정에서 피하기 힘든 고평가 논란, 경쟁사 SKIET의 주가 부진 등이 꼽힌다.

문제는 WCP의 아쉬운 행보가 상장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30일 WCP 주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5만4,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되더니 4만1,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시초가 대비 22.7%, 공모가 대비 30.5% 하락한 것이다.

이어 상장 2일차인 4일엔 곧장 반등에 성공했다. 전일 대비 7.43% 상승한 4만4,800원에 장을 마쳤고, 장중 한때 13.4%의 높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공모가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상장 첫날 WCP 주가가 폭락한 것은 때마침 증시가 연일 급락한 가운데,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둘째 날 반등은 2차전지 관련주 전반의 상승세와 발을 맞춘 모습이다.

향후 전망 또한 엇갈린다. 먼저, 투자시장 여건이 당장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험로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으론 미래성장 가능성이 뚜렷한 사업분야인데다 일련의 과정에서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돼 반등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상장 과정에서 환매청구권을 부여해둔 점은 향후 주가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이제 상장사로 거듭난 WCP는 주식시장의 평가라는 까다로운 과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비상장사 시절엔 본연의 사업과 미래성장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는 주식시장에서 적정 수준의 주가를 지켜내며 주주들의 불만을 방지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됐다.

또한 WCP의 주가 흐름은 향후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 가늠자가 되는 것은 물론, 실제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이다. ‘상장사’ WCP가 주가 반등과 함께 자존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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