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최초의 채무조정 프로그램
김주현 금융위원장.. “성실상환자 상실감 없게 엄격히 운영할 것”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최초의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이 출범했다. 4일부터 전국 76개소 현장창구 및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에서 채무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사진은 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새출발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모습이다./뉴시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최초의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이 출범했다. 4일부터 전국 76개소 현장창구 및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에서 채무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사진은 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새출발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모습이다./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최초의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이 출범했다.

19개 금융협회·금융기관은 4일 오전 캠코 양재타워에 모여 ‘새출발기금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개최한 업무협약 행사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백혜련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정무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권남주 새출발기금 대표이사, 이재연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이항용 새출발기금 의장, 박순철 새출발기금 감사,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의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이번 업무협약이 새출발기금·신용회복위원회와 각 기관 간 긴밀한 소통 끝에 성사됐다면서 협약 내용에 지원대상, 지원내용, 채무조정 방식 및 절차, 채권 매입가격 등 기금 운영 세부사항을 담았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중기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지난 2년 반 동안 영업제한 등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불가항력적 피해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새출발기금 10월 시행을 예고한 바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올해 6월까지 개인사업자 대출이 가계대출의 2배 속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또한,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가 이전 8만명에서 33만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잠재부실 확대를 막고 부실차주에게는 기존부채를 상환능력에 맞게 조정해 재기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날부터 새출발기금은 닻을 올렸다. 전국 76개소 현장창구 및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에서 채무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새출발기금은 금융권 대출 상환기간을 늘려주고 금리부담은 낮추며 채무상환이 어려운 차주에게는 원금조정을 해주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 전용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개인·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존 제도와 차이가 있다. 부실차주와 부실우려차주가 지원 대상이다. 부실차주는 3개월 이상 대출상환금을 연체한 차주고, 부실우려차주는 근시일 내 장기 연체에 빠질 위험이 큰 차주다.

채무조정은 크게 2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 부실차주가 보증·신용채무의 조정을 신청하면 보유재산으로 부채를 차감하고 남은 순부채의 60~80%에 대해 원금조정을 지원한다. 보유재산에 따라 총부채 대비 감면율은 0~80%, 취약계층은 90%까지다. 하지만 2년간 채무조정 프로그램 이용정보가 신용정보원에 등록돼 신용거래가 어려워진다.

둘째, 부실우려차주가 담보·보증·신용채무조정을 신청하거나 부실차주가 담보채무의 조정을 신청한 경우 원금조정은 지원되지 않는다. 대출구조를 긴 만기, 낮은 금리, 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해 차주의 대출 상환 부담을 줄여준다. 분할상환기간은 1~10년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은 1~20년까지 지원된다.

부실차주는 두 번째 경우에도 첫 번째 경우와 같은 페널티가 적용된다. 부실우려차주는 페널티가 없지만 신용점수 하락으로 신용거래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새출발기금 운영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발생을 막기 위해 엄격한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무조정 이후에도 허위서류 제출 및 고의적 연체가 발견되면 금융지원이 즉시 무효화된다.

새출발기금 업무협약 행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성실상환자가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를 엄격하게 운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권남주 새출발기금 대표이사는 “협약기관과 힘을 합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빚부담을 경감하고 희망을 얻고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새출발기금이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분들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새출발기금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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