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를 향해 주주행동을 전개 중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해 주주행동을 전개 중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개선을 약속했던 SM엔터테인먼트의 행보가 더디기만 하다. 이에 참다못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그동안 유보해왔던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공개를 청구하고 나섰다. 원만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던 주주와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은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의 진정성 및 의지를 향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 더딘 개선 행보에… ‘주주행동’ 다시 압박

지난 4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 측에 요구한 시한까지 이사회 결의 및 확정 공시가 없었다”며 “이에 그간 유보하고 있던 단계적 주주권리 보호 조치의 1단계인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이 같은 발표는 지난달 있었던 SM엔터테인먼트의 공시와 관련돼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 과정에서 얼라인파트너스 등 주주와 갈등을 빚은 끝에 고개를 숙였던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5일 “프로듀싱 계약 상대방인 라이크기획으로부터 계약 조기 종료 의사를 수령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오래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왔던 사안이며, 얼라인파트너스 측 역시 거듭 문제를 제기해온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1997년 개인사업자 형태로 설립한 라이크기획은 줄곧 SM엔터테인먼트와 프로듀싱 계약을 맺고 용역비를 지급받아왔다. 그 규모는 연간 수백억원대에 달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 연간 영업이익의 20~30%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주주들의 반발을 산 이유다.

올해 주주총회 과정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를 비롯한 전반을 개선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실행은 더뎠고, 이에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거듭 재촉하고 나섰다.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SM엔터테인먼트의 지난달 공시는 이에 대한 답변이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실행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와 관련된 후속 논의 및 이사회 결의를 포함한 확정 공시를 2주 이내인 9월 말까지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얼라인파트너스 측이 정한 기한까지 확정 공시를 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 3일 얼라인파트너스 측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프로듀싱 계약 종료를 합의하고 이에 대한 확정 공시를 하기에는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수립해야할 사항들이 많으며,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관련사항을 심사숙고 중”이라면서 “추후 당사의 검토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우선 “SM엔터테인먼트의 지난달 공시 이후 주가가 급등하고 거래가 활성화되는 등 라이크기획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실질적 신뢰를 자본시장과 형성한 상황 속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빠르게 계약을 조기 종료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정 공시의 정확한 시점과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현재 정기주주총회까지 약 6개월 남았으며, 주주명부 폐쇄일은 3개월가량 남아있다. 주주권리보호 조치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그간 유보하고 있던 단계적 주주권리 보호조치의 1단계인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청구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과 관련된 것뿐 아니라 언론보도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바 있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투자한 관계기업들과의 거래 관련 자료 등도 포함된다는 게 얼라인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또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청구에 대한 답변 시한을 오는 18일로 제시했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해 제기된 문제들은 오랜 기간 지속돼왔고,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시간 내에 깔끔한 해결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여러 문제들에 대한 조치 및 이번 청구에 대한 대응 등을 모든 주주들이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SM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이사들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는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의 연임과 관련해 주주들이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할지는 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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