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진행하는 해외 사업들이 줄줄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포스코건설의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하며,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였다는 점에서 최근 해외사업 부진은 정 부회장에게 적지 않은 굴욕을 안겨주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최대 70%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 정동화 부회장. 그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산토스CMI'가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중남미 사업의 영역 확장을 위해 인수한 '산토스CMI'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순손실만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1년 초, 중남미 지역의 추가적인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전문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보고 산토스CMI 인수를 결정했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본사를 둔 산토스CMI는 중남미 지역 총 18개국에서 13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에콰도르 최대 규모의 플랜트 시공업체로, 당시 인수가는 약 80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건설은 계열사인 대우엔지니어링과 함께 산토스CMI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후 산토스CMI의 성적표는 영 형편없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산토스CMI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을 비롯해 콜롬비아나 에콰도르 등지에서 공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대부분 '수주'가 아닌 시공이나 구매ㆍ조달 등의 ‘수행’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산토스CMI의 종속회사는 지난해 380억여원의 순손실에 이어 올 1분기 40억여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그러나 산토스CMI가 2013년도엔 흑자 전환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해수담수화 사업의 일환으로 중동에서 수주한 ‘아부다비 담수 저장시설 건립’이 설계변경 미승인으로 몇 달 째 지연되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0년 총 공사금액이 4억3,900만 달러에 달하는 아부다비 프로젝트를 아부다비 내 최대 종합건설사인 ACC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의 수주분은 1억9,600만 달러(한화 약 2,355억원)에 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담수저장소 3개소, 펌프장 4개소를 비롯해 송전선로와 배관망 161km를 건설하는 공사로, 잉여담수를 받아 지하에 저장한 뒤 이를 식수로 이용케 하는 사업으로, 향후 포스코건설의 중동지역 물 사업 진출의 교두보로 지목됐을 만큼 남다른 기대를 모았던 곳이다.

하지만 발주처와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비용 등을 문제로 예정됐던 공기를 훌쩍 넘기고 말았다. 원래대로라면 지난 2월 공사가 끝나야 했지만, 6월 현재 공정률은 71%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공기가 연장될수록 공사 현장관리비 등의 고정비용이 증가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비용 부담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아부다비 프로젝트로 포스코건설은 최종도급액 2,188억2,800만원 중 1,149억6,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주로 인한 잔고는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1,038억5,900만원이 남아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경쟁사 삼성물산에 5조원 규모의 해외프로젝트를 내주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6조원 규모의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초 포스코건설과 STX건설 컨소시엄의 수주가 예상됐지만 경쟁사 삼성물산이 '저가수주'를 통해 이를 쟁취한 것이다.

정동화 부회장은 국내 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찍부터 '해외시장 수주'로 눈을 돌린 인물이다. 이로인해 포스코건설은 중남미 지역 등 미개척 유망시장에 최초로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뽐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해외시장에 박차를 가했던 포스코건설은 2009년 20억 달러, 2010년 44억 달러, 2011년 73억 달러로 해외사업에서 실적을 올렸지만 업황 불황에 지난해 36억 달러에 그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정 부회장이 향후 해외사업에 대한 재진단을 내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