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 한 직원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해당 직원은 "KT가 노조탄압을 했다"고 주장한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유서에서도 "15년간 노조 탄압, 이제 끝났으면 한다"는 내용을 남겼다. 그간 KT는 인력퇴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노동계로부터 강한 지탄을 받아왔던 KT. 도대체 KT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 6월 16일 오후 7시 순천팔마체육관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KT 전남본부 광양지사 직원 김모(53) 씨가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의 차안에서는 한 장의 유서와 임금·단체교섭 찬반투표 용지를 찍은 사진이 발견됐다.

김씨가 남긴 유서에는 사측의 노조 탄압에 대한 언급이 남겨져 있었다. 김씨는 유서를 통해 "15년 동안 진행된 사측(KT)의 노조 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한다"면서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곤욕을 치렀으며 2010년과 2011년 투표 전 팀장 면담 시 ‘반대표를 찍은 직원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다’는 엄포를…"이라고 적었다.

김씨가 유서에서 지적한 것은 지난달 KT가 실시한 임단협 찬반 투표다. 사실 해당 투표는 시행 전까지만 해도 임금동결, 수당 폐지 등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 때문에 저조한 찬성률이 예상됐다.하지만 해당 안건이 82.1%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통과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특히 '면직' 조항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해당 조항은 업무 부진으로 두 차례 F를 받은 노동자에 대해 대기 발령을 낼 수 있고, 대기 발령을 두 번 받으면 면직(해고)을 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이에 노동계에선 해당 '면직 조항'이 '상시적 정리해고제'와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자 노동계에선 김씨를 자살로 몰고 간 배경이 사측의 노조탄압 때문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KT는 사실 '인력퇴출 프로그램(CP)'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KT가 2003년부터 전담반을 구성해 중기적정인력규모를 산정하고 그에 따른 퇴출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본사가 관리했다는 것이 골자. 이런 인력퇴출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이 자살하거나 죽음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도 거세게 제기된 바 있다.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CP프로그램을 본격 실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2006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사망자는 27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에만 20여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했고, 자살자는 7명(재직 5명, 명퇴 2명)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또 다른 형태의 퇴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조를 탄압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김씨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KT 측은 개인적인 자살로 추정된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KT 직원들의 자살이 반드시 직원퇴출프로그램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다"면서 "자살한 김씨가 유서에 남긴 내용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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