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회장 전인장)이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전인장 회장과 부인 김모 씨가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삼양식품으로부터 일감을 지원받아 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양사간 거래는 일종의 ‘통행세’ 논란에도 휩싸이고 있다.

의심스런 눈초리를 받고 있는 곳은 '내츄럴삼양'이다.

삼양식품의 지분 33.26%를 보유한 내츄럴삼양(구 농수산삼양)은 전인장 회장과 부인이 각각 21%와 42.2%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내츄럴삼양의 지분 26.9%를 보유하며 2대주주로 기록돼 있는 '비글스' 역시 전씨 부부의 아들이 지분 100%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내츄럴삼양은 전 회장 일가의 회사나 다름없는 곳이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 라면스프에 들어가는 재료를 판매하는 식품가공업과, 삼양식품의 상품 등을 신세계 이마트 등 유통점에 판매하는 판매업을 맡아 해마다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내츄럴삼양은 지난해 513억3,405만원의 매출 중 삼양식품에 후레이크 등 식자재를 납품해 182억2,227만원(35%)을 올렸다. 또 2011년과 2010년에는 각각 527억8,115만원 중 235억9,428만원(44%), 466억3,152만원 중 164억724만원(35%)을 내부거래로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삼양식품으로부터 매입한 라면을 신세계푸드, 애버랜드 등에 판매해 올린 매출액까지 더하면 지난해 총 매출액 513억3,405만원 중 480억2,862만원(93%)을 삼양식품으로부터 지원받아 이룰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과 2010년 삼양식품과의 내부거래율은 무려 92%, 99%에 달했다.

더구나 내츄럴삼양은 이마트 등 유통점에 삼양식품의 라면과 스낵류를 매입해 판매하는 형식으로 삼양식품으로부터 공급가액의 11%를 장려금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츄럴삼양 관계자는 "내부거래는 해석하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삼양식품으로부터 매입한 라면 등은 신세계푸드, 에버랜드 등에 직접 납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더불어 삼양식품과 내츄럴삼양 간 거래구조를 두고 일각에서는 '통행세'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기업 간 직접거래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거래 중간에 오너일가 소유의 회사를 끼어 넣어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삼양식품은 대부분의 유통체인과 직거래가 가능하지만, 이마트만큼은 오직 내츄럴삼양을 통해 간접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과 내츄럴삼양 양측은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논란은 우리 상황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과 내츄럴삼양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유통 전반을 전담하게 되면 인력이나 조직규모 부분에서 비대해 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내츄럴삼양이 약 40여년간 라면스프에 들어가는 원료의 납품 등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내츄럴삼양은 설립됐을 때부터 신세계푸드와 거래를 이어왔다"면서 "최근 들어서 거래를 시작한것도 아니고, 굉장히 긴 시간동안 양사(내츄럴삼양-신세계 이마트)간 거래가 유지돼 왔는데 이제와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고 먈했다.

내츄럴삼양 관계자 역시 "삼양식품이 이마트 외에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등 다른 유통점과는 거래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통행세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