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중견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실태와 애로'를 조사한 결과, 수출이나 현지법인 운영 등을 통해 해외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76.8%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23.2%였다.

해외시장 진출방안으로는 '수출과 현지법인 운영을 병행한다'는 응답이 49.1%였고, '현지법인 운영없이 수출활동만 수행한다'거나 '수출없이 현지 생산-판매중'이라는 답변이 각각 40.9%, 10.0%로 조사됐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중견기업들은 평균 15.2개국에 진출하고 있었으며 주요 진출지역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50.8%), '미국, 일본 등 선진국'(40.9%),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8.3%)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시장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라는 응답이 35.2%였고, '25%이상 50%미만'이 27.9%, '10% 미만' 21.3%, '10%이상 25%미만' 15.6%로 집계됐다.

향후 해외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하겠다'(72.7%)는 답변이 대다수였고 진출대상지역으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56.9%)이라는 응답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35.8%)을 앞질렀다.

하지만 활발한 해외진출 실정에 비해 중견기업의 현지경쟁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현지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경쟁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33.9%가 '동종업종 내 1~3위'라고 답했고, 과반이 넘는 66.1%는 '3위권 밖'이라고 답했다.

현지시장에서 가장 위협적인 경쟁상대로는 과반수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기업'(52.8%)를 꼽았지만, '한국기업'을 꼽은 기업도 24.3%에 이르러 해외시장에서도 국내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등 신흥국기업'이라는 응답은 22.6%였다.

해외진출시 애로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환율변동 등 대외거래의 불확실성'(72.4%)을 꼽았고, 이어 '현지국가의 각종 규제'(56.8%), '정보·노하우·현지네트워크 부족'( 51.5%), '전문인력 및 자금부족'(32.9%)을 차례로 지적했다.

해외진출과 관련한 각종 애로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원제도의 활용도는 낮았다. 정부의 해외진출 지원제도를 이용한 적이 있는지를 묻자 대다수의 기업이 '이용한 적 없다'(68.1%)고 답했고, 그 이유로는 '지원제도를 잘 몰라서'(45.9%), '지원제도가 실효성 부족'(38.5%), '까다로운 지원요건과 복잡한 절차'(12.2%)를 지적했다.

지원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지원책으로는 '해외전시회, 시장개척단 등 해외마케팅 지원'(49.0%)이 첫 손에 꼽혔고, '수출금융이나 보증·보험 등 지원'(19.8%), '유망진출지역, 바이어알선 등 정보제공'(16.6%), '현지법인 설립, 수출인큐베이터 등 정착지원'(9.4%) 등이 차례로 꼽혔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좁은 내수시장에 안주하면 경쟁력도 성장도 퇴행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은 히든 챔피언을 목표로 바깥의 거대시장으로 진출하고, 정부는 중견기업의 해외진출과 기술개발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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