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내정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변호사 사무실을 김 후보가 나서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의혹 수사,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 효성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의혹 수사,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발행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이 산더미처럼 싸여있는 검찰을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이 맡게 됐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낙마로 차기 검찰총장으로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낙점됐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남아있지만, 김 후보자의 검찰총장 취임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고,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분”이라며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또 김 검찰총장 후보자도 “검찰이 위기를 맞고 있는 때에 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임명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정치권과 연관된 굵직한 수사가 많아 검찰 조직을 추스르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 내정 소식에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김기춘 비서실장 라인’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만 봐도 인사청문회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검찰총장 내정을 ‘김기춘 직할부대’라고 규정하고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91년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당시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더구나 김 실장이 거제, 김 후보자가 사천으로 모두 경남 출신이란 점도 눈에 띈다. 이런 이유로 김 후보자의 지명을 김 실장의 ‘기획작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기춘 직할부대’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선 검찰총장 취임 전부터 ‘군기’를 바싹 잡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특히 민주당에서 사활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 국정원과 군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가 자칫 생각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병역문제 뿐 아니라 재산형성 과정도 샅샅이 훑는다는 계획이다.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김 후보자는 현안으로 떠오른 수사를 하면서 ‘줄타기’를 해야 할 형편이다. 앞서 언급한 사건들에 대해 수사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청와대와 민주당 양쪽을 다 만족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또 무너진 검찰조직을 추스르는 것도 쉽지 않다. 당장 국정원 수사 과정에서 내부의 신뢰를 잃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진한 2차장 검사 등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 조직안정 방안도 곧바로 마련해야 한다.

검찰총장 내정에 축배를 들기 보다는 걱정이 가득 찬 술잔을 들어야 하는 게 김 후보자의 심정이다.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는 누구?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는 1952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사법고시 14기로 합격했고 대전고검장, 서울고검장, 대검찰청 차장 검사 등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1976년 5월 군에 입대해 이듬해 6월 육군일병으로 제대했지만, 그의 아들은 ‘사구체신염’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

김 내정자가 대검 차장이던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내용을 보면 재산 총액은 24억 2200만원이다. 본인 소유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60.28㎡)가 16억 800만원으로 김 내정자 재산 가운데 비중이 가장 컸고, 본인 명의의 전남 여수 소재 밭과 대지 985㎡, 배우자 명의의 전남 광양 소재 임야 1만 3436㎡ 등 1억 7973만원 정도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또 본인과 가족 명의의 현금과 예금은 각각 3700만원, 5억 8500여만원이었다.

지난 4월 검찰에서 퇴임 뒤 법무법인 ‘인’ 고문변호사로 활동했고, 부인 송임숙(59)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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