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채 KT 회장.

이석채 KT 회장이 해외출장을 강행해 뒷말이 무성하다.

이 회장이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오는 31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에서 의원들도 모르게 출국을 한 것이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KT에 따르면 이 회장은 28일부터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는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 2013’ 행사 참석을 위해 26일 출국했다.

이 회장은 행사 둘째 날인 29일 오전 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KT가 르완다 정부와 함께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케냐,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12개국의 정상과 국제전기통신연합,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가 참석해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아프리카의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다.

KT는 "업무상 중요한 출장"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KT는 수년 전부터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탈통신과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르완다 프로젝트는 이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의원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10분 연설’을 핑계로 이 회장이 국감에 불출석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오는 31일 열리는 미방위 확인감사 때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다음달 1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현재 일정대로라면 증인 출석이 불가능하다. 국감에서 KT 관련 여러 의혹들이 제기될까봐 도피성 출장을 떠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공동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석채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불구, 공식적 양해나 불출석사유서 조차 보내지 않고 출장을 떠났다”며 “이는 오만과 범법행위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이석채 회장이 없으면 아프리카 행사가 중단이라도 될 것처럼 호들갑 떨고 있는데, 사실은 이 회장 공식 일정은 전체 행사의 둘째 날 아침인 10시 29일 오전 10시 15분 10분 연설이 전부”라면서 “10분 연설을 핑계로 국정감사장에 출석을 못하겠다니 대한민국 국회가 그렇게 허술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10분 연설 마치고 즉각 귀국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석채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KT 사옥에서 열린 KT 이사회에서 다른 9명의 이사들에게 “당분간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분명하게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석채 회장의 해외 출국 강행과 더불어 그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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