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대표이사 발행인
편집국의 넓은 창으로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초록의 잎이 울긋불긋 물드는가 싶더니 어느덧 낙엽이 되어 대지를 덮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도화지에 그려진 풍경처럼 펼쳐진 북한산을 바라보는 건 분명 큰 행복입니다. 컴퓨터를 통해 쏟아지는 기사를 확인하듯 그렇게 북한산을 날마다 확인하고 있다.

현대인은 컴퓨터가 없으면 생활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조그만 화면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자그만 화폭같은 컴퓨터 모니터를 보지 않고선 어떤 업무도 처리할 수 없게 됐습니다.

얼마전 TV에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는 연예인들의 생활상을 방영했습니다. 바쁜 연예인에겐 컴퓨터 모니터보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이 세상과 소통하는 창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은 스마트폰을 없애자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주 가까운 지인의 전화번호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부모님의 핸드폰 번호도 기억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고립’을 이들은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스트레스로 인한 무력감과 두통 등을 느낀다며 하소연 했습니다.

또 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팬과 만나고 있었고, 스마트폰을 통해 방송할 자료도 모으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이들은 그야말로 ‘암흑’의 세상에 갇힌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창’이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통로였습니다. 이 ‘창’을 통해 세상을 읽고, 또 미지의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합니다.

편집국에서 북한산이 보이는 넓따란 창을 바라보며 스마트폰을 생각합니다. 작은 창만 통해 세상을 보지 말고 때론 탁 트인 넓은 창을 통해 하늘과 구름, 그리고 산을 바라봤으면 합니다.

그 넓은 창 너머엔 우리의 어머니가 있고 친구가 있고 종종거리며 쫓아다니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지금 북한산은 단풍으로 산 전체가 덥혔있지만 조만간 앙상한 가지만 남고,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하얀 눈도 펑펑 내릴 겁니다. 난 편집국의 넓은 창을 통해 그 풍경을 바라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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