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가(家)를 둘러싼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는 분위기다. 수천억대의 탈세 혐의로 검찰이 효성그룹 오너 일가를 정조준한 가운데, 장남인 조현준 사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쉼없이 제기되면서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이번엔 ‘아트 펀드’로 회사에 140억원 규모의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시스는 12일 조현준 사장이 예술품에 투자해 수익을 분배하는 '아트 펀드'를 조성하면서 지주사인 ㈜효성에 14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사장은 또 아트 펀드를 창구로 한 미술품 거래를 통해 1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이 부분을 놓고 조 사장의 배임 및 사익 편취 혐의에 대해 조사중이다.

‘아트 펀드’는 예술작품을 매입한 뒤 되팔아 발생한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효성은 지난 2008년, 무역사업부문을 통해 300억원 규모의 아트 펀드를 조성하며 대기업 최초로 국내 미술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효성이 조성한 300억원이라는 펀드 규모 역시 국내 최대라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당시 효성은 미술품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PKM트리니티갤러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투자증권과 아트펀드 운용대행계획을 체결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PKM트리니티갤러리가 미술품 수집을 담당하고, 한국투자증권이 펀드운영을, 신한금융투자(옛 굿모닝신한)가 투자자 모집을 맡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효성이 사업영역에서 볼 때 생소하기까지 한 미술시장에 손을 댄 것은 한마디로 ‘돈’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효성이 아트 펀드를 조성한 2008년만 해도 수익률은 10%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효성은 펀드에서 14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해 160억원 정도만 건졌다.

매체는 효성의 아트 펀드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현준 사장이 아트펀드를 주도적으로 조성하면서 ㈜효성에서 260억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들였고, 지급보증도 서도록 했다”며 “펀드에서 14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해 160억원 정도만 건졌다”고 전했다.

▲ 서울중앙지검은 국세청이 조석래 회장 등 효성그룹 관계자들을 탈세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특수2부에 배당해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0월 2일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 모습.

특히 이 관계자는 “펀드 청산과정에서 손실액은 전액 효성이 떠안을 수밖에 없어 (효성이) 손비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아트 펀드 운영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한 미술품을 사고팔며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매체는 아트 펀드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아트 펀드가 조성된 후 조 사장은 어머니인 송광자 여사와 함께 PKM트리니티갤러리(미술품 수집 담당)를 미술품 거래 창구로 활용, 수십억원 어치의 미술품을 사고팔며 10억원 가량의 판매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 사장과 송 여사가 PKM트리니티갤러리에 되팔았던 그림 등은 현재 효성이 경기 이천에 짓고 있는 고급 골프장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 사장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운영은 2008년 당시 미술품 시장이 활황이었기 때문에 시도한 것으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고가 미술품 시장이 침체되면서 운영에 실패한 것이지 조 사장의 책임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탈세와 비자금 의혹으로 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효성가(家) 장남인 조현준 사장 관련 의혹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것은 오너 일가는 물론 그룹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현준 사장은 3년간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80여억원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져 국세청으로부터 20여억원에 달하는 소득세를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매체에서는 조 사장이 법인카드로 술값 지출과 명품가방 등 각종 사치품 구입에 하루에도 몇백만원을 썼으며, 총 27장에 달하는 법인카드를 국내와 해외에서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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