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백화점. 

지난 19일은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공식적인 정기휴무일’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갤러리아 명품관은 ‘특별한 손님’에겐 문을 열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 '정기 휴무일'에 VIP 쇼핑 행사

이날 오전 11시, 갤러리아 압구정 명품관 지하 주차장에는 고급 차량이 줄을 지어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서너 명의 여성들은 주차장과 연결된 문을 통해 매장 안으로 속속 들어갔다. 고객은 ‘초대장’을 보여준 뒤, 한가로운 쇼핑을 즐겼다.

이날 명품관을 찾은 고객들은 연간 구매액이 2,000만원이 넘는 소위 ‘VIP’ 고객들이었다. 백화점 측은 각 카드사와 일부 브랜드별로 구매액이 일정 수준이 넘는 사람들도 초청해 ‘VIP 전용 쇼핑 행사’를 열었다.

‘VIP 전용 쇼핑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 실시됐다. 1부는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2부는 오후 5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이뤄졌다. 이날 쇼핑 시간에 입장한 고객은 1,000여명에 달했다고 알려진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이런 식의 ‘VIP 고객  쇼핑 행사’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차례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19일 경기도 수원점에서도 ‘정기 휴무일’에 VIP 고객들만을 초청해 영업을 했다. 쇼핑 편의와 함께 식사와, 할인권, 경품 행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고객들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이번 ‘VIP 전용 쇼핑’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 중 일부를 소아 난치병 환자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VIP 행사와 12월 행사 매출액 중 1억원을 기부금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는 것. 

 ▲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대표

하지만 갤러리아백화점의 이런 영업 행태는 일반고객들에게 위화감을 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 네티즌은 “일반고객들에게는 ‘휴무일’이라고 해놓고, VIP 고객들만 따로 불러서 영업하는 것은 고객들을 차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 '불공정 영업' 논란 

여기에 불공정 거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고객의 출입을 막고 VIP고객들과만 거래한 것은, 거래 대상자를 한정시킨 행위이기 때문에 불공정한 거래로 볼 수 있다는 것. 

한편 업계에선 갤러리아 백화점이 휴무일에 발생한 매출 부분을 어떻게 회계 처리하는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기 휴무일 발생한 매출이 금전등록기에 기록될 경우, 추후 매출을 집계 처리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백화점에선 이런 경우 특별매출로 잡던지, 아니면 다음날이나 전날 매출로 잡는 경우가 많다.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중 연간 구매 금액이 1억원 이상인 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VIP는 갤러리아 명품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바잉파워(buying power)를 자랑한다.

하지만 아무리 VIP마케팅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돈을 많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문이 열리는 갤러리아 'VIP 마케팅'은 씁쓸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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