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애경그룹(회장 장영신)의 유통부문 계열사 AK S&D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백화점 사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차입금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애경그룹의 지주사이자 AK S&D의 최대주주인 AK홀딩스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AK S&D, 재무구조 악화 

AK S&D가 지난 25일 2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1주당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450만 주를 신규 발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하기 위해 실시된다.

AK S&D는 지난 2007년 4,7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투입해 ‘삼성플라자’와 ‘삼성몰’을 인수한 후 재무 부담에 시달려왔다. 당시 애경그룹은 인수 대금 중 3,300억원은 금융권에서 빌렸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인 ‘IMM프라이빗에쿼티’를 통해 조달했다.

문제는 인수 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은 2007년 2,020억원대에서 지난해 310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AK S&D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9.5%에서 지난해 1.6%로 6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2011년말 146억원 가량을 기록했던 순이익도 지난해 기준 1억500만원으로 140배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억원에서 50억원으로 감소했다.

과도한 금융 부담은 손실을 키웠다. AK S&D는 지난 2008년에는 50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553억원까지 손실이 늘었다. 지난해에야 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겨우 적자를 면했다.

이에 애경그룹은 지난 2010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AK면세점 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등 부담 덜기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하다. 금융 차입금은 2,400억원대에 이르러 매년 이자 비용을 상당히 지불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말 기준 580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을 안고 있다. AK S&D는 수년 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사정이 이런데 실적이 개선될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등 대형 유통업체들과 경쟁이 녹록치 않는데다, 원주점 신규 출점으로 비용부담도 더 커졌다. 분당점을 제외하고 신규사업은 해마다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AK S&D의 부진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에게 고민거리다. 장 회장은 채몽인 회장 타계 직후 1972년부터 경영을 이끌다 2004년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이후 장 회장의 아들과 사위가 주요 계열사 경영을 맡으면서 애경그룹은 2세 경영시대를 시작했다. 

장남 채형석 부회장은 그룹 총괄 경영을 맡고 있고, 차남 채동석 부회장은 유통과 부동산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과 그의 남편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이 생활용품 및 제주항공 사업부문의 경영을 맡고 있다.

그런데 유통과 부동산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인 계열사 애경유지공업과 애경PFV-1, 평택역사 등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백화점 사업 부문인 AK S&D도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반면 사위가 경영을 이끌고 있는 제주항공은 설립 당시 우려와 달리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순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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