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선 안랩 대표이사가 사임한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대표이사가 물러난다. 지난 2008년 8월 CEO로 선임된 이후, 약 5년 4개월 간 안랩을 이끌어왔던 김 대표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사임한다.

◇ "이젠 내실 경영 다질 때"

김홍선 대표는 사퇴의 변에서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개척하는 CEO로서의 임무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검증된 기술의 사업 정착과 내실 경영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경영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퍼듀대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전자를 거쳐 정보보호 전문 벤처기업 시큐어소프트를 창업했다. 이어 안랩이 2007년 시큐어소프트의 정보보안 사업을 인수하자 안랩의 최고기술책임자를 거쳐 2008년부터 안랩의 최고 경영자로 선임됐다. 

재임 기간, 컴퓨터 백신 영역에 머물러 있던 안랩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데 성공해 입사 초기 500억 대의 매출규모를 1,300억대로 끌어올렸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사업 모델을 개별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했다.

안랩의 기술 혁신도 주도했다. 안랩의 대표 제품인 V3를 프레임워크부터 새롭게 설계해 제품 무게감과 검사속도 진단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악성코드 분석 인프라인 ASD(AhnLab Smart Defense)를 구축해 안랩의 제품 및 서비스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만들었다. ASD는 2011년 3.4 디도스 대란 당시 악성코드와 배포지를 조기 탐지해 선제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또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신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공장 자동화 보안 솔루션 트러스라인(TrusLine)은 국내는 물론 중국 내 주요 공장에 공급됐고, 모바일 백신은 세계 1위권에 자리잡았다. 특히 APT 전용 솔루션인 안랩 MDS(국내 제품명 트러스와처)는 APT 방어 관련 귄위 있는 국제 평가기관인 NSS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컨설팅 및 관제 서비스를 각각 6배, 2.5배 성장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능적 공격에 전방위로 대응하는 차세대 융합 관제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일본법인에 관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3년 간 연평균 60% 내외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앞으로 김 대표는 저술 활동을 포함해 재충전을 하면서 자신의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일각에선 제기된 정계 진출설은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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