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마이스터, 전기자전거 판매 및 카페 서비스 갖춘 복합 매장 운영 논란

 ▲ 한라그룹 계열 한라마이스터가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의 플래그스토어카페인 '카페 풋루'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벌 빵집 논란. 재벌가들이 베이커리, 카페 등 골목상권 업종에 무분별하게 진출하는 것에 대한 논란을 뜻하는 말이다. 올 한 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게 인 후에야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들은 사업 철수 수순을 밟았다. 이 철수 움직임으로 이른바 ‘재벌빵집’ 논란은 어느 정도 일단락 돼는 듯 보였지만, 논란은 또 다른 형태로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이 넘긴 빵집은 중견 기업들에 넘어가 사업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일각에선 ‘변형된 형태’로 운영되는 실태 또한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라그룹이 전기자전거의 직영매장을 운영하다는 목적으로 사실상 ‘카페사업’에 진출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주목을 끌고 있다.

 

요즘 서울 한남동과 압구정 일대에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있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식사와 커피, 전시를 즐길 수 있고 전기 자전거까지 시승해볼 수 있는 곳으로, 바로 한라그룹 계열의 전기자전거 플래그십스토어카페인 ‘카페 풋루스’다.

◆ 자전거 판매는 '뒷전'
   카페 사업에만 몰두?


플래그십스토어는 본사 자체 상품이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직영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매장을 뜻한다. 한라그룹의 계열사 만도의 자회사인 한라마이스터는 전기자전거 ‘만도 풋루스’를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해 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만도풋루스'는 지난해 만도가 런칭한 것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페달과 바퀴를 연결시켜 주는 체인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전거다. 공식 직영매장인 ‘카페 풋루스’에선 이 자전거를 체험해보고 구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매장은 지난해 강남 신사점에 처음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올 6월 용산 한남점, 9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점이 차례로 오픈했다. 제품을 고객에게 편안하게 알린다는 목적으로 오픈한 이곳엔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 전시 등 복합 문화 기능이 갖춰졌다. 

그런데 이 매장이 자전거 판매보다 '카페'와 '레스토랑'의 기능에 치중하면서 그저 ‘카페사업’에 진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대기업들의 카페 사업 진출은 사실상 제동이 걸린 처지다. 이 때문에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 ‘변형된 형태'로 진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실제로 손님들은 이 곳을 자전거 판매 매장보다는 그저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인터넷 블로그 등을 찾아보면, ‘카페 풋루스’가 압구정 일대의 ‘맛집’이나 ‘핫플레이스’, ‘이색 카페’ 등으로 소개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이 유럽풍 가구가 빈티지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고급스럽고 세련된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소개하는 글이었다. 

반면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심한 경우는 해당 제품을 특이한 인테리어 소품 정도로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는 워낙 가격이 450만원에 호가해 쉽게 판매로 이어지기 어려운 점 때문도 있겠지만, 애초에 이 점포가 판매 매장보다 카페나 레스토랑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풋루스카페'는 올해 초 공중파 방송 드라마에 PPL(간접광고) 협찬까지 진행하면서 자전거 판매보다는 카페 알리기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내년 매장 확대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지난 6월 개장한 '카페 풋루스' 한남점.

이런 가운데, 정몽원 한라그룹의 장녀인 정지연 씨가 ‘카페 풋루스’의 부지선정, 인테리어, 메뉴선정 등에 깊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불거지면서 ‘재벌 빵집’ 논란까지 일고 있다. 

◇ 골목상권 침해 논란 피해가기 꼼수?

‘재벌 빵집 논란’은 재벌가 2세나 3세들이 베이커리나 카페, 레스토랑 등 소상공인들 업종에 진출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해서 불거진 논란이다. 현대백화점, 롯데그룹, 신세계, 삼성, 코오롱 등의 총수 일가 자녀들이 해당 사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올 초부터 사업 철수에 나선 바 있다.

지난 3월 한화그룹도 계열사 커피사업인 ‘빈스앤베리즈’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외식업종의 경우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이 추진되고 있어 사업 진출은 사실상 가로막힌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한라그룹 측이 이런 규제와 비난을 피하기 위해 변형된 형태의 사업을 진출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에 대해 한라마이스터 측은 “애초에 제품만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복합적인 매장을 구상했다”며 “돈을 벌기 우해 카페 사업에 진출한 것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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