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변호인' 포스터
[시사위크=홍숙희 기자] 영화 ‘변호인’이 영화계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지난 24~25일에는 역대 크리스마스 중 최고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극장가에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일으켰다.

26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25일 하루동안 64만546명을 동원, 누적 관객 311만4,750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하루 동안 4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중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 흥행 스코어를 냈다. 기존 기록은 ‘마이웨이’(2011년 12월 24일/33만106명)가 보유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64만 관객을 동원, 역대 최고의 크리스마스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아바타’(2009년 12월 25일/60만2,123명)를 뛰어 넘는 크리스마스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변호인’은 개봉 첫날 23만여명,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 그리고 정식 개봉 일주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개봉 1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 방의 선물’(최종 관객수 1,280만명)과, 개봉 1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광해, 왕이 된 남자’(최종 관객수 1,231만명)보다 빠른 속도다.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흥행의 힘을 ‘노무현’와 ‘송강호’에서 찾고 있다.

사실 영화 ‘변호인’은 개봉 전부터 ‘정치적 영화’로 오해를 받았던 작품이다. 영화 자체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30대 인권변호사 시절 ‘부림사건’ 변호를 맡았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봉 후 많은 관객들은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인간 노무현’을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을 통해 인간적이고 가슴 따뜻한 사람냄새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아프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의 근대사를 바탕에 둔 점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든 2002년 대선 당시 그에게 표를 줬던 유권자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35세 청년 시절과 부림사건을 그린 ‘변호인’은 의도했든 아니든 ‘인간 노무현’을 소환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송강호의 연기는 그야말로 작품의 ‘화룡점정’이 되고 있다. ‘속물’ 변호사가 시국에 눈뜨고 인권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연기하는 송강호의 모습은 소름끼칠 정도다. 더불어 곽도원, 임주원, 김영애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면서, ‘노무현 효과’에서 거리가 먼 일반 관객들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평이다. ‘정치적인 영화’라는 선입견에서 ‘감동적인 상업영화’로 평가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크리스마스의 대목과 만나 ‘변호인’은 예상보다 큰 흥행을 만들어냈다. ‘천만 돌파’를 예고하는 평가들이 쏟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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