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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형운 발행인] 2014년 갑오년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지 120년이 지난 해다. 1894년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에 기초를 둔 민중항쟁이 동학농민운동이다.

동학농민운동을 촉발시킨 원인 중의 하나는 ‘잘못된 정치’였다. 사리사욕에 집착한 위정자들이 득세한 결과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다. 위정자들의 눈에는 ‘백성’이 없었다.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했다.

배가 고픈 백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봉기’ 뿐이다. 비록 처참한 말로를 맞이할 지라도 배고픈 백성들은 ‘먹을 것을 달라’며 격하게 반발하게 된다. 백성을 배불리 먹이지 못한 위정자들은 오직 ‘힘’으로 백성을 찍어 누르고 그 권세를 유지하려 한다.

120년전 7월엔 ‘갑오개혁’도 진행됐다. 조선 고종 31년(1894년) 7월27일에 시작된 개혁은 2년여동안 지속된다. 갑오경장(甲午更張)이라고도 한다. 2차에 걸쳐 봉기한 반봉건·외세배척운동으로서의 동학농민운동이 실현되지 못한 가운데 이를 진압할 목적으로 정부는 청나라에 원병을 요청하였고 일본도 톈진조약을 구실로 군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동학농민군은 청나라와 일본에게 출병할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 폐정개혁안을 제시하였고, 정부가 이에 동의함에 따라 양국은 더 이상 조선에 주둔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에 청나라는 일본에 대해 공동 철병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일본은 오히려 양국이 공동으로 조선의 내정(內政)을 개혁하자고 제안하였으며, 청나라가 이를 거절하여 회담이 결렬됐다. 이로 인해 청일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일본은 단독으로 조선에 대한 내정개혁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일본 군대는 왕궁을 포위하고 대원군을 앞세워 민씨 일파를 축출, 김홍집을 중심으로 하는 온건개화파의 친일정부를 수립하여 국정개혁을 단행했다. 외세에 의한 개혁이다.

갑오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배고픈 민중들이 들고 일어난 봉기인 동학농민운동도, 일본에 의해 내정간섭을 받아 개혁이 시작된 것도 갑오년에 시작됐다.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치가 빚은 참극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들의 사리사욕이 이 같은 참극을 불러온 것이다. 오늘날 정치권이 이전투구식 정치만을 고집한다면 언제가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깨우쳐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2014년 갑오년은 역사의 비극을 교훈삼아 윗물부터 깨끗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만이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지름길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 중의 하나인 ‘비정상화의 정상화’도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잘 못된 관행을 당연시 하며 오히려 정상적인 것을 배척하는 사회문화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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