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내 롯데카드센터에 카드 재발급 및 해지를 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KB국민, 롯데, NH농협 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해당 카드사들은 지난 17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피해자들이 1억400만건에 달하는 유출 사항을 직접 확인하기 시작하자 파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카드 개인정보 유출 조회 방법과 사이트는 지난 주말 내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 있었다.

온라인 뿐 아니다. 은행 점포와 콜센터 등도 유출 여부 확인과 함께 카드 재발급 등을 문의하려는 사람들로 폭주했다.

자연히 홈페이지와 콜센터 연결은 원활하지 않았고, 은행에는 대기번호가 길게 늘어섰다. 덕분에 카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분노는 두 배가 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카드 개인정보 유출을 비난하고, 대책과 정보를 공유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각 카드사 임원진들은 지난 20일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파문이 더 커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문책도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카드 개인정보 유출의 후폭풍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자신은 결제를 한 적이 없는데, 결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피해 괴담’도 확산되고 있다. 역시 결제를 한 적이 없는데도 돈이 빠져나갔다는 것인데, 카드 개인정보 유출 때문이 아닌 스마트폰 해킹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만큼 사람들은 카드 개인정보 유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칫 괴담의 확산으로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에서 대기 중인 고객들의 모습.
더욱 심각한 것은 카드 개인정보 유출 조회를 악용한 스미싱범죄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스미싱범죄는 은행과 카드사를 사칭하고, 카드 개인정보 유출을 운운하며 또 다시 각종 개인정보를 빼내고 있다.

법적대응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들도 있으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소송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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