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번째 아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더쿱디스트리뷰션
영화 ‘첫번째 아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더쿱디스트리뷰션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영화 ‘첫번째 아이’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허정재 감독과 출연배우 박하선‧오동민‧공성하‧오민애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의지할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 ‘특별수사’(2016), ‘암수살인’(2018) 등 상업영화 연출부로 경험을 쌓은 신예 허정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다.

단편 ‘잠들지 못하던 어느밤’(2016)과 ‘밝은 미래(2017)를 통해 ’돌봄‘과 ’비정규직‘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과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바 있는 허정재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첫번째 아이‘를 통해 보다 숙성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에 더욱 깊이 파고들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첫번째 아이’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허정재 감독‧박하선‧오동민‧공성하‧오민애/이영실 기자
‘첫번째 아이’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허정재 감독‧박하선‧오동민‧공성하‧오민애/이영실 기자

이날 허정재 감독은 “단편 때부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찍어왔는데, 이번 장편을 통해 그것을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이미지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렸을 때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이다. 지금 이 소재와 질문이 내게 굉장히 와닿은 질문이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영화는 아이의 수족구병 감염과 백화점 화장실 여성들의 대화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직장생활과 육아의 병행으로 인한 한 여성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남성 감독의 시선으로 여성의 현재를 짚어낸 허정재 감독은 “어떻게 남자가 이런 시나리오를 쓸 수 있냐고 하는데, 탐구하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이 소재를 파고들었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주인공 정아로 분한 박하선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고 했다. 그는 “공동육아를 하지만 그래도 엄마로서 더 해야 하는 게 많다”며 “아직도 엄마나 여자에게 요구되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육아를 하면서 조금이지만 우울증도 겪어봤고, 아이를 키우면서 돌봄 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더 끌렸고 안 하면 안 될 이야기였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첫번째 아이’에서 진정성 있는 열연을 펼친 박하선. /더쿱디스트리뷰션
‘첫번째 아이’에서 진정성 있는 열연을 펼친 박하선. /더쿱디스트리뷰션

오동민‧공성하‧오민애는 영화가 가진 메시지의 의미를 짚으며 기대를 당부했다. 먼저 오동민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녹여냈을 수 있다”며 “그래서 그것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극장에 올 수 있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이 세련된 연출력으로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다양한 물음표를 갖고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성하는 “나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랐을 텐데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며 “소중한 사람들을 한 번씩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다. 작은 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고, 오민애는 “예비부부와 예비 부모, 아기를 같이 치우고 있는 부부들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라고 보탰다.  

끝으로 허정재 감독은 “이 영화가 불씨가 돼서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고, 실제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의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오는 11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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