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론. 각 세대의 특징 상위를 강조해 사회발전 원동력과 세대 간 소통의 길을 찾는데 활용되는 이론이다. 최근 몇년 간 가장 뜨거운 세대론은 ‘MZ세대’ 혹은 ‘Z세대’다. 우리 사회가 ‘세대론’에 집중하는 사이, ‘진짜 나’는 길을 잃었다. 요즘 세대가 그렇다는데 나도 그렇다고? ‘어쩌다 Z세대’가 된 나는 새로운 관점에서 소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Z세대’라는 칭호. Z세대에 속해있는 저는 이런 현상에 몇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Z세대’라는 칭호. Z세대에 속해있는 저는 이런 현상에 몇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MZ세대’라는 단어는 최근까지도 미디어에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습니다.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MZ세대 유권자를 겨냥한 정책. 이런 식으로 말이죠. 사회가 ‘MZ세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몇 가지 의문점이 떠올랐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1998년에 태어났습니다. 사회가 정의하고 있는 바로 그 ‘Z세대’입니다. 사실 저는 제가 Z세대인 것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불리고 있더군요.

◇ ‘MZ세대’에 대한 두 가지 의문

MZ세대가 이곳저곳에서 호명되는 현상에 두 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먼저 첫 번째 의문. ‘MZ’라는 범위입니다.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MZ세대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이상하죠. 1980년생과 2000년생 사이에는 20년이라는 간극이 있습니다. 과연 이 둘이 같은 세대라고 봐도 괜찮을까요?

제게는 2005년에 태어난 사촌동생이 있습니다. 머지않아 ‘고3’이 되는 사촌동생은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으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저와 제 사촌동생 사이의 7년이라는 시간적 경험적 차이는 꽤 큽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라는데 30년을 포괄해서 MZ세대를 설명하려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의문. ‘MZ세대’든 ‘Z세대’든 사회가 정의하고 있는 그 세대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특징일까요? 기업이 마케팅을 하거나, 정치인이 유권자를 모을 땐 필요합니다. 예컨대 설문조사를 했더니 Z세대 중 80%가 A특성을 지녔다면 이는 하나의 방향성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A특성을 한 명의 개인을 이해하는 데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사람이 80%에 속할지, 20%에 속할지 혹은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을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입니다. ‘Z세대는 직장에서 회식문화를 싫어한다.’ 저는 아닌 쪽에 더 가깝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애주가라고 소문이 난 저는 직장 내 회식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Z세대는 메타버스에 관심이 많고 자주 이용한다’가 있습니다. 이 또한 저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일종의 메타버스인 것도 올해 들어 알았지만 제페토나 이프랜드는 사용해본 적도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 Z세대 신입사원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가정과 학교 외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공간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회사 내에서 Z세대 신입사원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가정과 학교 외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공간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개인과 개인으로서의 소통

B씨는 20대입니다. 그는 ‘MZ세대’를 정의하려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산은 멀리서 봤을 때 한덩어리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세밀하게 다르다. 전체를 보는 것을 거시적 관점, 개인을 보는 것을 미시적 관점이라고 부른다면 거시적 관점으로 개인을 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한 세대의 특성을 개인을 알아가기 위한 시작점이 아니라 그것으로 규정해버리는 것이다.”

지난 2020년 11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392개사를 대상으로 ‘Z세대 신입사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기업 10곳 중 4곳(42.6%)은 과거 신입사원과 비교해 Z세대 신입사원에 대해 만족스러워 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강조됐습니다. 하지만 ‘비슷하다’는 응답이 39.5%, ‘만족스럽다’는 응답이 17.9%인 것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Z세대 신입사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Z세대 중 가장 맏이들이 20대 중반에 진입해 하나둘씩 취업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가정과 학교 외에서 만나는 첫 번째 공간입니다. 그것도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말이죠.

기업이 만난 한 사람은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있을까요. 여러 명을 만났더라도 그들이 세대를 완전히 대표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는 여러 세대를 정의해왔습니다. 세대론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해하려는 의지’와 별개로 세대를 일반화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Z세대의 특성’이 아닙니다. 제가 모든 Z세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 회사에 들어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Z세대 신입사원’입니다. 앞으로 저와 제 주변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소통의 실마리를 제공해보려 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사람인 리서치] “기업 10곳 중 4곳, Z세대 신입사원 ‘불만족’”
2020.11.25 사람인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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