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본즈 앤 올’(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본즈 앤 올’(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인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수상하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본즈 앤 올’(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기이하면서도 아름답고,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러브스토리로 관객을 매료한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열여덟 살이 된 매런(테일러 러셀 분)은 유일한 가족인 아빠마저 곁을 떠나자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찾는 길에 오른다. 절망 가운데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티모시 샬라메 분)를 만나고, 동행하는 길 위에서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매런에게 사랑은 늘 파멸과 마찬가지였기에 이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삶을 갈구하는 매런은 리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이 길의 끝에서 매런은 고대하던 것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 ‘본즈 앤 올’은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던 소녀 매런이 자신과 닮은 소년 리를 만나 예상치 못한 위협들과 마주치며 첫사랑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 로맨스다. 미국도서관협회 알렉스상을 수상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본즈 앤 올’.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본즈 앤 올’.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루카 구다아니노 감독의 작품답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을 통해 경계인의 위치에 선 사람들의 금기적인 사랑을 세심하고 매혹적으로 담아내온 그는 ‘본즈 앤 올’에서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식인(食人)을 하는 남녀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 마음을 건드린다.

영화 속 ‘육체에 대한 허기’는 기괴하고 공포스럽지만, 이는 단순히 금기를 깨기 위한, 충격을 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사회에서 완전히 거부된, 방황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이 홀로서기를 하고 서로를 발견하고 자신과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과 그 여정 안에서 서로를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는 이들에 대한 ‘응원’이자 ‘위로’, ‘공감’이다. 

다소 낯설고 파격적인 소재 탓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지만, 한 걸음만 내디디면 저항 없이 빠져들게 되는, 그리고 오래도록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드는 루카 구다아니노 감독만의 힘이 이번에도 발휘된다. 

또 한 번 관객을 매료하는 티모시 샬라메(위)와 독보적인 매력을 보여준 테일러 러셀.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또 한 번 관객을 매료하는 티모시 샬라메(위)와 독보적인 매력을 보여준 테일러 러셀.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루카 구다아니노 감독 특유의 독특한 비주얼과 현대적인 색감, 감성적인 미장센은 물론,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OST도 더할 나위 없다. 참고로 메인 예고편에 담긴 음악은 주연배우이자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린 티모시 샬라메가 직접 선택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자유롭고 반항적인 모습과 달리 사랑에 아픔을 가진 소년 리를 통해 첫사랑의 허기짐과 순수함, 도발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또 한 번 관객을 홀린다. 첫사랑에 굶주린 소녀 매런으로 분한 테일러 러셀도 흠잡을 데 없다. 안정적인 연기력은 물론, 독보적인 매력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러닝타임 131분, 오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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