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는 비난 담화를 냈다. 사진은 남북정상회담일인 2018년 9월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양 순안공항 도착할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중계되는 모습.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는 비난 담화를 냈다. 사진은 남북정상회담일인 2018년 9월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양 순안공항 도착할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중계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을 겨냥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에 나섰다. 

김 부부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남한 정부가 대북독자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거론하며 미국과 남한이 대북 제재압박에 매달릴수록 자신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남한)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라며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 김 부부장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독자제재 추진에 대해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대조선 ‘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 외우는 남조선 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 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며 “‘제재’ 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다.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지난 22일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한 데 대해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8월에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다고 밝히며 “어리석음의 극치, 허망한 꿈”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사실상 외무성과 통일전선부의 대남, 대미 등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연일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다음 도발이 임박했음을 보여준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한반도 긴장이 높아질 때 책임을 미국이나 우리 측에 전가하는 비난 담화를 표한 후 무력 도발에 나서는 패턴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이어 대북추가제재를 추가 도발의 명분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우매한 것’, ‘천치바보’, ‘졸개들’, '충견‘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 시절 직접적인 대남 공격 의지는 없었다는 점을 밝히고 ’서울 과녁‘ 등을 운운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왜 그냥 보고만 있는지 모르겠다’는 등 반정부 투쟁을 독려하는 발언까지 나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아직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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