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와 정몽준 의원 간에 고성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6·4 지방선거의 공천문제를 놓고 계파 간에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친이계 그리고 중도파로 나뉜다. 친박계의 중심에는 서청원 의원이 있고, 친이계는 이재오 의원이 좌장역할을 하고 있다. 중도파의 대표적인 사람은 정몽준 의원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집권 초반임을 감안해 계파간 갈등이 상존해 왔지만 외부에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이것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최고 권력자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계파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박 중심으로 공천구도가 짜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 서울시장 공천이 계파 갈등의 핵

특히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문제에 대해 각 계파에선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박심’이 있다는 말이 퍼지면서 친이계와 중도파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오죽하면 친이계의 핵심인 이재오 의원은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면 선대위원장을 맡겠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말은 단지 정 의원을 지원하는 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친박계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중인 정 의원도 계파지원 문제에 대해 불만이 많다. 친박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소문난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한 질문에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정 의원은 지난 19일 ‘김황식 전 총리가 서울시장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전 총리에 대한 얘기를 저에게 안 해주셔도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계파간 지원후보가 확연히 갈리고 있다. 친박은 김황식 전 총리, 친이계와 중도파는 정몽준 의원을 지원하는 모양새다.

▲ 지난해 11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과 황우여(왼쪽 두번째) 대표, 정몽준(오른쪽 두번째), 최경환(왼쪽)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새누리당 지도부 ‘갈등의 골’

지난 19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사단’이 있었다. 정 의원이 20일부터 23일까지 한·중 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40명과 중국 출장을 가는 것에 대해 최경환 원내대표가 불만을 토로한 게 ‘언쟁’의 발단이었다.

최 원내대표는 중국 출장 인원수가 많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정 의원이 홍몽준 사무총장에게 “언론에 이상한 얘기를 하지 말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최 원내대표가 강하게 반발하자 양측에서 고성이 오가게 됐다.

또 김무성 의원이 “대선 공신들에 대한 인사 문제를 신경 써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지도부에서 난색을 표했다. 이에 김 의원은 “누구 사람이 가는지 다 알고 있다”고 맞받아쳐 분위기가 험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각 계파별 불만이 고조되는 데는 ‘친박의 전횡’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중요 자리에 친박이 꿰차고 있고, 지방선거 후보마저 친박중심으로 흐르자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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