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가 비바리움을 보며 독화살개구리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가 비바리움을 보며 독화살개구리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673만 가구를 넘었다. 국내에서 양육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반려견, 반려묘는 743만 마리가 넘고, 기타 반려동물은 1,081만 마리 이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종류는 개(72.9%), 고양이(25.7%), 물고기(9.3%), 햄스터(1.6%), 거북이(1.3%), 새(1.3%), 기타동물(1.2%) 등이다.

SBS에서 2001년 시작한 장수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의 공식 유튜브 계정 ‘애니멀봐’는 구독자수가 474만명, 최근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28만뷰에 달한다. 이외에도 반려동물이 주인공인 ‘펫튜브’가 각광받으면서 특수동물에 대한 영상이 상당히 증가했다. 특히 10대 구독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내 특수동물 반려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를 만나 특수 반려동물 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연희전문학교에서 만난 문 교수는 킹스네이크, 독화살개구리 등 반려동물학과 학생들이 키우는 동물들로 둘러싸인 실습실에서 “과거에는 이런 특수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연령대가 있거나, 대부분 남자였다. 그런데 요즘 파충류 쇼에는 가족단위로 오신 분도 많고, 여성분들도 뱀이나 파충류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며 “예전과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고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사위크>와 만나 생물들에 대해 신나는 얼굴로 설명을 이어가던 문 교수는 특수동물 시장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순식간에 진지한 얼굴이 됐다. 한국 양서파충류 협회의 이사이기도 한 그는 파충류 시장의 위상을 이어나가기 위해 반려인들이 지켜야 할 부분과 협회,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점에 대해 조언했다.

- 특수동물 시장이 늘었다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나.

“양서파충류협회도 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가르치다보니까 렙타일쇼(파충류쇼)에 참석을 한다. 과거에는 쇼장에 오는 분들이 대부분 연령대가 있는 남자분들이었는데, 요즘 가보면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도 많다. 여성분들도 거부감이 거의 없다. 그렇게 인구가 늘어난 것을 보면 위상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가 인터뷰에서 비바리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가 인터뷰에서 비바리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 어떤 이유로 양서파충류에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하나.

“도시화된 현대에서 반려동물이 굉장히 개인적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을만하다. 개나 고양이에 비해서 제한된 공간에서 키우다보니까 훨씬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털 알레르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강아지처럼 퇴근하고 밖에 나가서 산책을 시켜줄 필요도 없다.

소음이 없다는 것도 아주 큰 장점이다. 누가 파충류 사육을 한다고 하면 옆집에서는 아마 모를 것이다. 그런데 개나 고양이는 다들 알게 되고, 이웃 간 마찰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 않나. 아파트 처럼 다세대가 사는 공간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데, 양서파충류는 그렇지 않으니까 굉장히 개인적인 반려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하자면, 반려동물과 유대감이 쌓이다보면 정말 가족이 된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좀 더 가벼운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특수동물을 추천한다. 반려동물이라면 동반자이고, 피드백이 있고, 주고받는 감정이 있어야한다. 요즘은 반려라는 개념이 너무 확장돼서 식물도 반려, 돌도 반려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말은 굉장히 확장성이 넓다. 양서파충류는 반려동물이기보다는 관상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보고 만지는 것이 좋지만, 주인의 손길을 그리워하지 않는 생물이다. 오히려 스트레스인 경우도 있다.”

- 키우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일단 가정에서 먹이는 생물을 같이 길러야하는 경우가 있다. 풀을 먹는 종류도 있지만 곤충, 귀뚜라미, 쥐 등 먹이를 같이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먹이생물에 대한 거부감으로 양서파충류를 키우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 양서파충류는 약간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늘어난다. 그러다보면 온도, 습도 등 기본적인 생명유지시설 때문에 여름, 겨울에는 전기사용량 등 유지비가 상당하다. 우리나라 여름은 너무 고온이라 버티지 못하는 생물도 많아서 사람이 없는 집도 24시간 냉방을 해야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 요즘은 어린 친구들이 도마뱀 사육 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예전에는 집에서 뱀이나 파충류를 기르면 괴짜 취급을 받았는데, 요즘은 매체를 통해 희귀동물들을 많이 접해서 거부감이 덜 한 것 같다. 그런데 본인이 키우고 싶어서 선택했다면 스스로 케어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뒷수습은 어머니가 하시게 된다. 생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어린 친구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동물을 보러 갔다가 집이랑 동물을 한 번에 싹 사서 집에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물은 사육시설을 완비한 다음에 생물을 들이는 것이 맞다.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빈 사육장을 마련해두고 온도조절은 되는지, 일교차가 심하지는 않은지, 위치는 적당한지 체크한 다음에 생물을 들이는 배려가 필요하다.”

- 요즘은 특수동물 사육장을 자연과 비슷한 형태로 꾸며놓고 기르는 경우가 많던데.

“서랍장 같은 사육장 형태는 렉 사육장이라고해서 원래는 번식을 목적으로 하는 브리더들이 그런 방식으로 많이 길렀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키울 수 있는 생물들이 제한돼있다. 각자 스타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양서파충류는 관상생물이다. 그 생물 종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원래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있다.

그런 환경을 비바리움이라고 하는데, 각자 장단점이 있다. 비바리움은 보기도 좋고, 냄새도 적게 난다. 하지만 관리 면에서 바닥재를 집어먹은 생물이 위험해진다던지 하는 요소가 있다. 하지만 렉 사육장에서 키친타올 하나 깔고 키우면 그런 위험요소는 없다. 그래도 동물 복지 차원에서 생물이 다양한 활동을 못한다는 면은 조금 아쉽다.

생명을 기른다는 것이 숭고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좋아서 키우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동물 보호론자들이나 동물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봤을때는 정말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나 좋다고 기르는 생물이라면 ‘얘네들도 좋을까’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야 한다. 또한 양서파충류가 내가 보기에는 예뻐도 남들이 봤을 때는 징그러울 수 있으니 최대한 이들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잘 보이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비바리움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가 인터뷰에서 특수동물 반려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서울연희전문학교 반려동물학과 문대승 교수가 인터뷰에서 특수동물 반려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 다양한 환경에서 키우는 사람도 늘지만, 그만큼 유기동물도 문제가 될 것 같다.

“가족같은 반려동물도 버려지는데, 양서파충류도 유기 문제가 있다. 그 동물에게도 위험한 일이지만, 외래종의 경우 생태계에도 위험한 행동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이 아열대 서식종이 많아서 우리나라 겨울을 나기는 힘들다. 유기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뱀 같은 경우에는 탈출을 잘하기 때문에 사육장 단속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런 캠페인은 협회에서도 늘 신경 쓰는 부분이다.

- 키우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샵도 많이 늘어났다.

“예전에는 동물 좋아하는 사람은 쉽세 펫샵을 창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만큼 전문성을 띄어야하기 때문에 이제는 반려동물학과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관련 자격을 취득해서 업계로 나가게 된다. 다만 기존에 샵을 하시던 분들이나 비전공자지만 샵을 내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는 협회차원에서 만든 양서파충류 관리사 자격증이 있다. 자격증을 딴다고 바로 프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을 한다는 면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 양서파충류를 집에서 키우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사육을 하려는 사람들이 그것을 인지해야 한다. 내 눈에는 귀여운 파충류라도 남들이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탈출 방지를 해야 한다. 

관상생물로 파충류를 기르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지만 자기가 괜찮다고 해서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생물, 예를 들면 독사류 같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는 생물을 사육하거나 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권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독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조금 붓고 끝나는 사람도 있지만, 독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심한 사람은 죽을 수 있다. 사육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동물은 집에서 키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관상생물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생물은 장난감이나 장식품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안 될 수도 있다. 애들이 늘 멋진 포즈를 취해주지도 않고, 숨어서 보이지도 않을 수도 있고, 아니면 생각보다 관리가 너무 힘들 수도 있다. 나는 밥주고 배설물을 치우는 등 같은 행동들을 반복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 대해 충분히 인지를 하셨으면 좋겠고, 부모님들도 자녀가 생물을 분양해달라고 조른다면 이런 부분을 잘 설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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