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주석 국빈 만찬… 대통령실 “공간의 재활용 측면”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만찬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빈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을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청와대를 개방한 후 관련 시설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 첫 국빈 만찬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의 계승과 실용적 공간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취임 전 약속대로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드린 만큼 일반인 출입 통제 등 관람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이번 국빈 만찬 행사 준비 때도 영빈관 권역을 제외한 본관, 관저, 상춘재, 녹지원 등은 관람객들에게 정상적으로 개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역사와 전통을 가진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국내외 귀빈과 긴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청와대 영빈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국격에 걸맞는 행사 진행을 위해 영빈관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집무실을 용산 대통령실로 옮기고 청와대를 개방했다. 청와대 개방이라는 취지를 지키기 위해 외빈 초청 만찬 시 용산 대통령실이나 국방컨벤션센터, 국립중앙박물관, 호텔 등을 활용해왔다. 

윤석열 정부가 878억원을 들여 새 영빈관을 지으려 했다는 사실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청와대 영빈관은 국빈 만찬 같은 행사를 할 때 쓸 수 있다’는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이같은 계획은 비판을 받았고, 결국 윤 대통령이 직접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한 것은 의전과 경호 등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푹 주석 만찬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곳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만찬 장소이기도 했다. 그러나 호텔이나 박물관 등지에서 외빈 행사를 치를 경우 경호상 문제 등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청와대 영빈관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일 청와대 영빈관 사용 계획을 밝히며 “국격에 걸맞은 대규모 내외빈 행사 시 최적의 장소를 찾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에서는 영빈관에 외빈용 숙소를 추가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에는 시민들이 관람을 하다가 외빈이 올 경우 일시적으로 통제해 만찬 등 행사장으로 사용하고 외빈이 머무는 곳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빈을 만찬 이후 호텔에 머물게 하는 것 역시 국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