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불거진 '한동훈 차출설'로 인해 며칠째 공방이 일어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은 7일 자신의 차출을 사실상 부인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에서 불거진 '한동훈 차출설'로 인해 며칠째 공방이 일어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은 7일 자신의 차출을 사실상 부인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차출설’로 며칠째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7일 이를 사실상 부인했다. 대통령실 역시 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장관의 차출설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 ‘한동훈 차출설’로 공방 벌인 국민의힘

‘한동훈 차출설’이 불거진 것은 지난 3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 또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한다”고 발언하면서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정진석 비대위원장까지 동조했다. 

주 원내대표가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한 장관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특히 윤 대통령이 기존 정치인 대신 최측근인 한 장관을 차기 당대표로 염두에 두고 있고, 이를 주 원내대표가 에둘러 전했다는 해석도 있었다. 이후 기존 당권 주자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주 원내대표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 전혀 관계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줄지 않았다. 

또 ‘윤심’(尹心)을 대변해 ‘한동훈 차출설’이 나왔다는 해석이 무색하게 윤 대통령이 차출설에 불쾌감을 표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오히려 차출설이 한 장관의 직무 수행에 방해가 되고 있고, 한 장관은 정치를 할 준비도 안 됐고 할 상황도 아니라는 게 윤 대통령의 뜻이라는 것이다. 또한 집권 초 중요한 시기에 당대표로 차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할 일이 많기에 장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단호하게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도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무장관이 스스로 설명한 것 같다. 그 답변으로 갈음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심판을 보실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그런 얘기를 자꾸 하니까 일을 잘하는 한동훈 장관 차출론도 나오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께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도, 장본인인 한 장관도, 윤핵관도 모두 부인하는 모양새니 ‘한동훈 차출설’은 사실상 여권의 기대섞인 관측일 수 있다. 

◇ 새인물 수혈 절실한 국민의힘

하지만 ‘한동훈 차출설’이 나온 배경은 주목해볼 만 하다. 국민의힘은 내년 전당대회와 22대 총선, 그리고 21대 대선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무엇보다 새 인물을 수혈해 정권 재창출을 도모해야 하는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한 장관은 여론의 지지를 어느 정도 받는 인물이어서 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11월 29일12월 1일 조사)에서 한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같이 한 장관이 ‘스타’로 떠오른 것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과 여당 내에서도 차출을 바랄 정도로 믿음이 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에게 공세를 가한 점이 되레 그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기존 당권주자 뿐 아니라 잠재적 대권주자들은 한 장관의 차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내에서 인물을 키우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외부 인사 영입에 눈을 돌렸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대안으로 내세우려 했지만 불발됐고, 올해 대선에서도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윤 대통령을 영입해 승리했다. 또 차기 총선에서 한 장관을 내세울 경우, ‘윤심의 대리인’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지 않은 점을 의식한 해석이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YTN ‘이슈앤피플’에서 ‘한동훈 차출설’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정치라는 것도 고도의 전문직이라 생각한다. 정치 초보들이 정치에 나오면 굉장히 신선한 건 맞지만,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은 실제로 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며 “또 본인도 아직 준비가 안 됐다. 다음 총선은 모르겠지만, 꼭 결과가 좋을 것 같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