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 축제인 ‘버닝비버 2022’를 서울 신사동 팝업 빌딩에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열었다. 행사장에는 80개 인디게임사들의 부스가 설치됐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 축제인 ‘버닝비버 2022’를 서울 신사동 팝업 빌딩에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열었다. 행사장에는 80개 인디게임사들의 부스가 설치됐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신사동=조윤찬 기자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센터가 인디게임 축제인 ‘버닝비버 2022’를 개최했다. 올해 첫 개최된 행사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인디게임의 저변이 확대될 지 관심이 집중됐다.

◇ 80개 인디게임 전시 부스 마련… 현장 반응 뜨거워

스마일게이트는 온·오프라인 인디게임 축제인 ‘버닝비버 2022’를 16일 개막했다. 오프라인 행사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메인 스트리트 내 별도 팝업 공간에서 열렸다. 온라인 전시는 16일부터 내달 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에선 시간 제약 없이 150개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창작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주최했다. 인디게임 축제인 ‘버닝비버’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는 개막일 첫날인 지난 16일에 오프라인 행사 현장을 방문했다. 오프라인 행사장에는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80여개의 인디게임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많은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현장엔 활기가 가득했다.

현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엔 각사 개발 인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분주해보였다. 부스에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게임 스토리와 조작법을 설명하는 한편,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듣는데도 열성적이었다.

올라프 게임즈는 3명의 인력으로 개발한 ‘엑스 인베이더’를 전시했다. 송종현 올라프 게임즈 대표가 방문자들에게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올라프 게임즈는 3명의 인력으로 개발한 ‘엑스 인베이더’를 전시했다. 송종현 올라프 게임즈 대표가 방문자들에게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먼저 올라프 게임즈의 부스에 방문했다. 부스에는 로그라이크(Roguelike) 게임인 엑스 인베이더(X Invader)가 전시됐다. 엑스 인베이더는 방을 이동하면서 접근하는 몬스터들과 전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송종현 올라프 게임즈 대표는 인터뷰에서 3명의 구성원들이 개발하고 있으며 기간은 1년이 됐다고 밝혔다.

송종현 올라프 게임즈 대표는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에서 영감을 받은 게임이다. 슈팅 액션의 재미를 더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엑스 인베이더는 방을 이동하면서 몬스터들과 전투하는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 올라프 게임즈
엑스 인베이더는 방을 이동하면서 몬스터들과 전투하는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 올라프 게임즈

이용자들은 어떤 목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송 대표는 “주인공은 어나니머스 같은 해킹 단체에 속한 사람이고 다양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대기업들의 DB를 해킹하는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스토리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 정식 버전에서는 강화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게임즈는 1월에 스팀과 스토브에 이용자들이 엑스 인베이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무료 버전을 공개해 의견을 모아 보완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2023년 1분기 안에 정식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 이용자들, 독특한 스토리에 긍정 평가

스튜디오 두달이 개발한 LAPIN은 지난 11월 스팀 및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얼리 액세스 형태로 공개됐다. / 스튜디오 두달
스튜디오 두달이 개발한 LAPIN은 지난 11월 스팀 및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얼리 액세스 형태로 공개됐다. / 스튜디오 두달

조작이 단순하고 캐릭터가 매력적인 게임들도 눈길을 끌었다. 그중 토끼가 뛰어다니는 게임이 방문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스튜디오 두달이 선보인 게임 ‘LAPIN(라핀)’은 토끼가 장애물을 넘어 이동하는 2D 플랫포머 게임이다. 단순한 조작이 특징이며, 이용자는 주로 방향키와 점프키만을 사용해 플레이한다.

두달 관계자는 “토끼들이 집을 옮겨야 되는 상황이라 새로운 터전을 찾아가는 스토리다. 그 과정에서 장애물을 넘어가는 게임”이라고 했다. 그는 플랫폼 게임을 좋아하거나 예쁜 배경과 귀여운 캐릭터를 원하는 이용자들이 주요한 소비층이라고 강조했다.

두달 측에선 게임 개발 과정에 대해 “게임 개발에 나선 지는 3년 정도 됐다. 처음에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하다가 갈아엎었다. 지금 형태(PC게임)가 되기까지는 1년 정도 됐다”고 밝혔다. 개발인력에 대해선 “초기 6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11명이 됐다”고 전했다.

라핀은 지난 11월 스팀 및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얼리 액세스 형태로 공개됐다. 두달은 2023년 초에 라핀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향후 개선 계획을 묻자 두달 관계자는 “플랫폼 게임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어 난이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부스에 방문한 A씨(29)는 인터뷰에서 “(토끼가) 너무 귀여웠다. 게임이 어렵지 않았는데 게임 잘 못하는 사람도 일러스트 보면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스토리 설명도 잘 나와서 편했다”고 평가했다.

소천병 엔가든 디자이너는 신의 물감이 동물형태로 변해 세상에 숨어 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시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소천병 엔가든 디자이너는 신의 물감이 동물형태로 변해 세상에 숨어 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시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이날 대중에게 익숙한 종류의 게임이지만 독특한 스토리를 갖춘 ‘주시커(ZOO SEEKER)’를 접할 수 있었다. 주시커는 엔가든이 개발하고 CKF가 유통하는 숨은그림찾기 게임이다. 주시커는 PC게임으로 2021년 12월 스팀에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바 있다.

소천병 엔가든 디자이너는 “신이 그림을 그려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데 그가 키우는 고양이 3마리가 물감을 엎어뜨리는 바람에 물감들이 동물이나 다른 외형을 가진 형태가 돼 세상에 숨어있다는 스토리”라고 소개했다.

이용자들은 맵 에디터 기능으로 자신이 원하는 맵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 엔가든
이용자들은 맵 에디터 기능으로 자신이 원하는 맵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 엔가든

엔가든은 이용자들이 ‘맵 에디터’기능을 사용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소천병 디자이너는 “맵 에디터에서 사용자가 직접 맵을 제작하고 창작마당에 공유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다운 받아서 플레이할 수 있다. 다른 사용자들을 놀리는 종류의 맵을 제작하는 사용자도 있고, 정말 잘 만들어서 스스로 자랑하는 이용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에 대해 그는 “직접 디자인하고 애니메이션도 직접 만드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8개월 정도 걸렸다. 개발은 4명이 했고 도와준 사람까지 하면 총 6명이었다”고 말했다.

부스에서 주시커를 체험해 본 B씨(35)는 인터뷰에서 “기존에 있던 형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게 의미가 있고 작화가 귀여워서 재밌게 했다. 숨은 그림 찾기 게임이 어지럽고 눈이 아픈 점이 있는데 주시커는 조작도 간단하고 머리도 안 아파서 즐겁게 했다”고 언급했다.

◇ 창의력 돋보인 인디게임들, 저변 확대할까   

타르프 스튜디오는 2명의 개발인력으로 Nqc를 개발했다. 최길훈 프로그래머는 게임학원을 통해 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타르프 스튜디오는 2명의 개발인력으로 Nqc를 개발했다. 최길훈 프로그래머는 게임학원을 통해 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 신사동=조윤찬 기자

이날 만난 인디게임사 가운데 가장 적은 개발 인력을 보유한 곳은 ‘타르프 스튜디오’였다. 타르프 스튜디오는 2명이 팀을 구성해 ‘Nqc : Non Qualia Character’를 개발했다. Nqc는 인간 트리스의 뇌를 복제한 데이터인 1015호가 자신의 존재를 인간처럼 인식한다는 이야기를 게임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Nqc는 지난 11월 15일에 스토브 인디에 데모버전으로 출시됐다. 타르프 스튜디오 관계자에 따르면 버닝비버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Nqc를 더욱 보완해 내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최길훈 프로그래머는 인터뷰에서 “게임 학원에서 호출을 받고 시작하게 됐다. SBS게임 아카데미에서 기획자분과 만나 지금까지 6개월 정도 개발했다”고 답했다.

Nqc는 주인공의 뇌를 복제한 데이터인 1015호가 게임 속에서 모험하는 내용의 게임이다. / 타르프 스튜디오
Nqc는 주인공의 뇌를 복제한 데이터인 1015호가 게임 속에서 모험하는 내용의 게임이다. / 타르프 스튜디오

최길훈 프로그래머는 “‘NPC가 만약 자기만의 의지를 갖는다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은 분들이 게임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버닝비버 덕분에 Nqc의 개선할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작법이 헷갈리는 점이 있어 튜토리얼을 많이 개선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Nqc부스에 방문한 C씨는 인터뷰에서 “소개영상으로 봤던 것보다 기대치가 올라갔다.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어서 단순히 뇌를 스캔해서 들어갔다며 가볍게 다루는 게 아니라 게임 제작한 사람들의 철학이나 고민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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