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 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군사훈련 협력단, 일명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라고 밝혔다. 또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도 했다. 

◇ “UAE의 적은 이란, 우리의 적은 북한”

아크부대는 UAE 특수부대 교육과 해외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아크부대 내 식당에서 장병들과 만나 “여러분은 우리 대한민국의 최정예요원들”이라며 “여러분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이기 때문이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다. 두 나라는 서로 여러 가지 군사적인 협력을 하고 많은 군사적 정보 기술을 공유한다”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이곳에 와서 활약하는 게 바로 대한민국 국방력을 전 세계에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러분이 잘하면 우리의 안보가 그만큼 더 튼튼해진다”며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면 그만큼 적의 도발 의지를 꺾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UAE와 우리나라의 관계가 가까워진 때는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UAE 원전 수주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고, 프랑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했던 UAE 정부는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렇게 생긴 것이 바라카 원전이다.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 기간에 이 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UAE에 아크부대를 파병하기로 했다. ‘아크’(Akh)는 현지어로 형제라는 뜻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 특전사로 이뤄진 아크부대를 파병해 UAE 특수부대 교육을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뒤 ‘이면합의’가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 형제국서 ‘적’을 언급한 윤 대통령

UAE에 파견된 부대 이름에 ‘형제’라는 뜻이 담겨서일까. 한-UAE 관계에서 ‘형제국’이라는 말은 종종 나왔다. 2009년 원전 수주를 위해 방문한 이 전 대통령이 UAE 정부로부터 ‘형제국’에 준하는 의전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2월에 “UAE는 동반자를 넘어 동맹, 그리고 형제국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했다. 2019년 5월 방한한 무함마드 알하마디 UAE원자력공사(ENEC) 사장도 “아랍에미리트(UAE)와 한국은 단순 협력국이 아니라 형제국”이라고 말했다. 바라카 원전을 계기로 형제국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니 윤 대통령이 “UAE는 우리의 형제국”이라 발언한 것은 통상적인 ’수식어‘였다. 윤 대통령이 UAE를 국빈 방문하는 동안 양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방문 기간 중 약 40여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UAE 국부펀드가 한국기업에 약 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전용기를 UAE 전투기가 호위하는 등의 의전도 있었다. ’형제국‘에 준하는 예우인 셈이다.

문제는 그 다음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했다. 형제국의 안보가 우리나라의 안보라면, 형제국의 적도 우리의 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어떨까. 현재 미국 주도의 제재로 직접 교역은 어려워졌으나 이란은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으로 인연을 맺었다. 서울에 ‘테헤란로’, 테헤란엔 ‘서울로’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이슬람 혁명 이후에는 이전과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순 없었으나, 제재가 있기 전에도 이란과 한국의 교역 규모는 상당했다. 

또 이전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란과 갈등을 빚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강경책을 일부 거두는 등 분위기도 달라졌다. 두 나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UAE 역시 이란과 외교 관계를 복원하려고 노력 중이다.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 노력 중인 셈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UAE의 적은 이란,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아크부대 장병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결국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6일(한국시간) 서면브리핑을 통해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국익을 해치는 외교적 실언이다. 우리나라가 이란을 군사적 위협세력으로 여기고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이란과의 긴장감을 키워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 가족들과 화상 통화하고 있다. / 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 가족들과 화상 통화하고 있다. / 뉴시스

 

2023년 1월 15일 오후 4시 (UAE 현지시간)

장소 : 아크부대(자이드 밀리터리시티 내) 내 한 식당

<모두발언>

좀 앞에 간식 좀 들죠? 먹으면서 합시다. 여러분은 우리 대한민국의 최정예 요원들입니다. 

우리 특수전 사령부에서 여러분들 아까보니까 1여단, 7여단, 11여단에서 선발돼서 왔고, 또 통신부대와 지원부대도 특별한 특임부대에서 이렇게 선발이 돼서 여러분이 이곳에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여기서 합동훈련을 하고 작전을 하고, 또 교육을 하는 이 현장은, 바로 여기가 대한민국이고 우리 조국입니다. 여러분들이 국가로부터 명 받아서 온 이곳은 타국 UAE가 아니고 여기가 바로 여러분의 조국입니다.

그리고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입니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입니다.

두 나라는 서로 여러 가지 군사적인 협력을 하고, 많은 군사적 정보 기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이곳에 와서 활약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국방력을 전 세계에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잘 하면 우리의 안보가 그만큼 더 튼튼해집니다.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이렇게 강하다고 하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면 그만큼 적의 도발 의지를 꺾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그동안 지금 20진까지 UAE에 와서 활동을 했는데, 여러분이 정말 국군통수권자로서 자랑스럽고 아주 든든합니다. 여러분들, 한국에 있나, 이곳 UAE에 와 있나, 정말 국민 모두 여러분들에게 감사해야 하고, 여러분들에게 깊은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8개월의 근무이지만, 아마 한국에 있을 때보다는 여기가 또 처음 겪는 그런 여러 가지 기후라든지 생활 여건 때문에 불편한 것도 많을 것입니다만, 이곳에서의 훈련과 교육, 또 연합, 이런 작전의 시간들이 여러분의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내가 너무 말을 딱딱하게 했나? (참석자들, 웃으며 "아닙니다" 박수) 여러분들 보니까 정말 반갑습니다. 좀 들어요. (일동 박수)

제가 국군 통수권자로서 여러분의 모든 생활과 또 훈련과 이런 것들이 불편함 없이 아주 꼼꼼하게 챙겨야 되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여러분이 좀 많이 이해해주시고, 저도 오늘 여기 합참의 군사 지원 본부장이 오셨기 때문에, 여러분 여기 고국에 돌아갈 때까지, 하여튼 불편함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일동 박수)

하여튼 이곳에서의 여러분의 경험이, 여러분의 인생에 아주 유익한 그런 경험이 되길 바라고, 여기 근무하시면서, 또 UAE를 더욱 사랑하고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는 UAE 장병들과도 우정을 깊이 쌓으시길 당부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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