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코리아가 자사 콤팩트 SUV Q2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다. 아우디 Q2는 앞서 2020년 8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바 있다. / 아우디 코리아
아우디 코리아가 자사 콤팩트 SUV Q2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다. 아우디 Q2는 앞서 2020년 8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바 있다. / 아우디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지난해 6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3를 재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형 SUV ‘더 뉴 아우디 Q2’를 국내 시장에 다시 선보였다. SUV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짐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해 재도입한 Q3와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 들여온 Q2에는 이전에 사용하던 아우디의 ‘2.0ℓ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35 TDI)’을 그대로 탑재하고 가솔린 모델 도입은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아우디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Q2와 Q3를 살펴보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존재함에도 국내에는 들여오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시장을 차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해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 아우디코리아, 재도입한 Q2·Q3 여전히 디젤 모델만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2019년 12월 Q2 35 TDI 모델의 국내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 신규 인증을 통과한 후 2020년 8월 국내 시장에 첫 출시했다. 그러나 당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저조한 성적으로 약 반년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이어 2021년 11월 재차 Q2 모델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거쳤는데, 당시에도 35 TDI 엔진을 탑재한 디젤 모델만 존재했다. 사실상 국내 시장에 Q2의 가솔린 모델 투입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Q3 모델도 동일하다.

더군다나 최근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 디젤 모델이 인기를 누렸던 시기는 2015년이다. 당시 16만7,925대가 판매돼 당시 수입차 연간 총 판매량의 68.8%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수입 디젤 차량의 판매대수가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하다가 2019년 7만4,235대를 판매하며 10만대 벽이 허물어졌다. 지난해에는 3만3,091대만 판매돼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1.7%로 곤두박질쳤다.

사실상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 승용 차량 수요가 상당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아우디는 지난해와 올해 재출시한 Q3 및 Q2 모델의 엔진 구성을 전혀 변경하지 않았다. 아우디 Q3의 경우 제프 매너링 전 아우디 코리아 사장 시절 재도입이 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간의 매뉴얼을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Q2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아우디 코리아는 지난해 6월 대표이사를 임현기 신임 사장으로 교체했다. 임 신임 사장은 아우디가 2004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브랜드를 이끄는 최초의 한국인이다. 그간의 외국인 사장과는 달리 국내 시장의 분위기나 흐름을 누구보다 잘 파악할 것으로 기대됐다.

당시 아우디 코리아 측도 자사 보도자료를 통해 “임 신임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그룹코리아에 합류한 후 아우디 네트워크 부문 이사를 지냈다”며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쌓은 글로벌 감각에 더해 한국 시장 고유의 특성과 상황에 대해서도 해박한 만큼, 국내 소비자의 수요와 선호도를 보다 면밀히 파악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아우디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실상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반(反) 디젤’이라는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아우디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중인 Q2 및 Q3 엔진 구성을 살펴보면 유독 한국만 디젤 단일 구성으로 판매 중이다. 해당 자료는 아우디의 각 국가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 / 표=제갈민 기자, 자료=아우디
아우디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중인 Q2 및 Q3 엔진 구성을 살펴보면 유독 한국만 디젤 단일 구성으로 판매 중이다. 해당 자료는 아우디의 각 국가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 / 표=제갈민 기자, 자료=아우디

특히 Q2와 Q3 모델이 판매되는 글로벌 시장을 살펴보면 ‘디젤 모델’ 한 개의 라인업으로만 구성해 판매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우디가 Q2 모델을 판매하는 주요 국가를 살펴보면 자국인 독일에서는 30 TFSI, 35 TFSI, 40 TFSI, 30 TDI, 35 TDI 등 △가솔린 3종 △디젤 2종으로 가장 많은 엔진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가솔린 2종 △디젤 1종, 스페인은 가솔린·디젤 각 2종으로 구성해 판매 중이며, 호주는 가솔린 모델만 2종, 튀르키예·베트남·멕시코 역시 가솔린 모델 1종만 판매되고 있다. 바로 이웃 국가인 일본 역시 가솔린과 디젤이 각 1종씩 존재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아우디 Q2 모델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

아우디 Q3 역시 유럽 주요 국가와 일본 등에서는 가솔린과 디젤을 함께 판매하며,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가솔린 모델만 판매한다.

아우디가 다른 시장에서도 디젤 엔진을 얹은 Q2와 Q3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디젤 재고떨이’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처럼 디젤 모델 ‘한 개 라인업’으로 판매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소비자들의 선택지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는 여러 모델에서 가솔린 모델의 인증을 진행해 국내에서 가솔린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결국 Q2 와 Q3의 가솔린 모델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의지의 문제로 보이기도 한다.

아우디코리아는 “판매 모델별로 세부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은 시장별로 차이가 있는데, 모델을 들여올 때 우선 그 시장에서 해당 모델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평가를 하고 가져오는 것처럼 모델의 세부 트림·라인업도 동일하다”며 “현재로서는 다양한 사항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Q2와 Q3를 디젤 모델만 들여오는 것으로) 결정됐고, 향후 가솔린 모델 추가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고객들의 요청사항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검토를 거쳐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아우디 글로벌 주요 판매 국가별 Q2, Q3 판매 라인업 분석
2023. 01. 20 각 국가별 아우디 공식 홈페이지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 2019년, 2021년 아우디 Q2, Q3 인증
2023. 01. 20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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