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주행 중인 자동차의 시동이 꺼진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다.

그런데 르노삼성이 주력세단 SM5의 ‘시동꺼짐’ 결함을 알고도 ‘쉬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MBC>는 “르노삼성이 SM5의 시동꺼짐을 ‘구조적 결함’으로 파악하고, 통계 관리까지 했으면서도 정작 고객들에겐 개별 차량의 문제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M5의 2009년 말 이후 출고 모델에서 시동꺼짐 사례가 잇따랐고, 엔진 커넥터 배선 접촉 불량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MBC는 “피해자들은 구조적인 차량 결함을 주장했지만, 르노삼성은 개별 차량 문제일 뿐이라며 일부 운전자에게서는 수리비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커넥터 문제로 정비 센터에 입고된 차량 대수와 시기 등이 정리돼 있는 르노삼성의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2009년 말부터 3년여 간 커넥터 결함이 추정된 차량만 4,017대, 내부 조사에서 구조적 문제로 확정된 차량은 2,289대로 돼있다. 결함을 알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르노삼성이 시동꺼짐이라는 위험천만한 결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는커녕 피해자들을 기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보도 내용은 물론 해당 문건이 내부의 것이 맞는 지 등을 확인 중에 있다”며 “결함을 알고도 숨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문제가 발생한 차량에 대해서는 모두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결함에 대해서는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조사 중이며 3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성실히 조치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MBC 방송화면 캡처.
◇ 시동꺼짐은 SM5 고질병? 소비자 불안 가중

문제는 SM5의 시동꺼짐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터넷 동호회나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등에서는 SM5의 시동꺼짐 결함을 호소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한 블로거 A씨의 글을 살펴보면, A씨는 지난 2012년 뉴SM5의 시동꺼짐으로 엄청난 불안에 시달렸다. 차량 주행 중 떨림 현상과 함께 시동이 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고 나온 뒤 채 1km도 가지 않아 시동이 또 꺼졌다는 점이다. A씨는 “목숨을 걸고 고속도로 주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다. 이번 의혹과 모델 및 내용은 다르지만, 지난 2008년에도 SM5는 시동꺼짐 결함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정부는 SM5 LPG 차량의 시동꺼짐 결함 관련 총 6만8,000여대에 대해 강제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2008년 SM5 LPG의 리콜에는 성실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르노삼성은 기계적 조치가 아닌 전자적 조치를 취해 일부 SM5 소비자들이 ‘리콜반대’ 운동에 나선 일도 있었다.

이처럼 SM5의 끊이지 않는 시동꺼짐 결함에 소비자들의 불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SM5의 시동꺼짐 현상은 산발적으로 발생했으며 각각 다른 원인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100% 결함 없는 완벽한 차를 만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문제가 발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 더 안전한 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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