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26일 첫 등원하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당시만 해도 안 대표는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민주당 합당과 무공천 사태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최대 무기는 지지율이다. 의사, 백신 개발자, 성공한 벤처 사업가,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안 대표는 “안주하지 않는 도전”을 계속해왔지만 정작 정치인은 생각지 못한 변신이었다. 그의 변신을 도운 것이 바로 지지율이었다.

전국 대학가 청춘 콘서트로 시작된 안 대표의 ‘인기’는 지난 2011년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지율’로 환산됐다. 당시 교수 신분이었던 안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받았다. 사실상 출마가 곧 당선이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지지율 5% 안팎에 불과한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이를 두고 서울 시민들은 ‘아름다운 양보’라고 불렀다.

이후 안 대표의 지지율은 탄력을 받았다. 2030세대의 롤모델에서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불기 시작한 것. 여기에 1500억원 상당의 보유주식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안 대표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2년 전부터 고착화된 ‘박근혜 대세론’을 일거에 무너뜨리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실제 안 대표는 2012년 9월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야권 내 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였다. 비록 대선 후보직을 중도 사퇴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안 대표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그가 이듬해 서울 노원병 재보선 출마와 정치 복귀를 선언한 이유다. 안 대표는 자신의 높은 지지율을 ‘갚아야 할 빚’이자 새정치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했다.

서울 노원병 당선으로 정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안 대표는 ‘정치신인’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바쁜 의정 활동을 보였다. 독자 세력화를 위한 인재영입에 나섰고, 싱크탱크로 불리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열었다. 이와 함께 전국 순회 정책토론회와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정치주도세력의 교체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대선 후보답지 않게 존재감이 약하고, 인기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야권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았다. 차기 대선 유력 후보로 지난해 4월부터 여야를 통틀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지난해 11월28일 새정치연합 발족을 계기로 지지율이 더 오르면서 올 초 28.3%까지 기록했다.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문제될 게 없었다. 그는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10%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앞섰다. 그가 추진했던 신당 역시 별다른 기복 없이 20%대 중후반의 지지율을 꾸준히 받았다. 당시 민주당의 지지율이 12.2%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상황이 달라졌다. 안 대표의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진 것.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3월10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는 1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정 의원은 18.8%를 기록하며 안 대표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안 대표가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11개월만의 처음이다.

이후 안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지지율 격차가 ‘더블스코어’로 벌어졌던 문 의원과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조사한 차기 대선 야권 후보 선택을 묻는 질문에 안 대표와 문 의원은 32%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 독주가 사실상 끝이 난 셈이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선 “예견된 일”이라고 말한다. “이미 창당 준비 과정에서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빠졌다”는 것. 인물 영입이 지지부진 했고, 결국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어왔던 민주당과 합당까지 결정했지만 “무공천 사태로 리더십에 상처가 났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의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2030세대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안 대표의 마지막 승부수자 지지율 반등에 나설 절호의 기회라는 게 정가의 공통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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