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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형운] 지난 4월 16일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는 우리나라를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아직 피지도 못하고 진 그들의 고통을 알기에 모든 국민들은 넋을 잃고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특히 학생을 키우는 부모들은 찢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슬픔이 분노로 바뀌게 된 것은 우리나라 행정조직의 부실이었다. 세월호 전복 직후 출동한 해경의 초동대처는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오직 선상에 나와 있는 사람들만 구조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배 안에 갇힌 승객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해경이 초동대처를 현명하게 잘 했더라면 소중한 목숨을 더 건질 수도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해경 지도부는 허둥대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걸 눈 뜨고 보고 있어야만 했다. 재난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매뉴얼은 아예 그들에게 없었다.

우리 국민들을 슬픔과 분노에 치를 떨게 한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근저에는 자본주의의 병폐인 '돈'이 자리하고 있다. 인천과 제주를 왕복하는 세월호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개조됐다.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무리하게 증축을 해 배가 무게중심을 잃었을 뿐 아니라, 제한중량을 훨씬 넘긴 화물적재는 세월호 참사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또 선장으로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직업의식이 실종된 사람을 싼 임금에 채용한 것도 문제다. 월급 270만원을 받은 선장은 그저 땜방용 선장에 불과했다. 승객들의 안전보다는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 사람을 선장으로 채용했으니 세월호 참사는 시간문제였던 셈이다.

세월호 참사가 예견된 이런 일련의 행위는 선주의 '돈 욕심' 때문이다. 승객의 목숨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주 때문에 발생한 참극이다.

문제는 '돈'이 화근이 돼 발생한 사건이 예전에도 허다했다는 것이다. 지난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로 502명이 사망한 사건은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전 세계의 비난을 샀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도 허술하게 백화점을 짓고 관리한 탓에 일어난 인재였다.

불과 3달전에 일어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지붕붕괴 사건도 '돈'이 불러온 참극으로 꼽힌다. 지난 2월 17일 발생한 마우나오션 리조트 지붕붕괴로 이제 갓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자들은 '통렬한 반성'을 말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언제 사고가 있었느냐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사고는 그저 '악몽'에 불과했다.

세월호 참사로 들끓은 슬픔과 분노도 시간이 흐르면 우리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질 것이고,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또 '돈'을 위해 '도덕'과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부조리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국민뿐이다. 우리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알아서 이런 부조리를 척결하기는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오직 의식 있는 국민의 힘만이 '돈'만 쫒는 잘못된 사화구조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중요하다. 분출된 국민의 사회참여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통째를 바꿀 수 있고, 사회를 움직이는 '고위층'의 의식을 개조할 수 있다. 사회참여의 가장 기본인 각종 선거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정치인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 없이는 '돈'만 쫒는 사람들과 사회를 움직이는 '고위층'의 의식을 개조할 수 없다. 그러면 우리는 또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맞이할 준비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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