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지방선거 최대 쟁점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심 변화다. 사고가 있기 한 달 전만해도 새누리당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사고 이후 국민적 애도와 정부 여당의 비판론이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누가 지방선거를 집권 여당의 무덤이라고 했나.” 한 달 전만해도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승리를 자신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 있던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바람을 타는 것으로 보였고,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차지했다. 인천시장 선거 역시 박빙으로 판세가 바뀌면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싹쓸이가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상황은 달라졌다. 국민적 애도 분위기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표심 변화를 불러왔다.

수도권 판세는 야권에 유리해졌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14일 발표한 유권자 537명의 여론조사 결과 박 시장이 정 후보를 20.4%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과 정 후보는 각각 53.3%와 32.9%의 지지율을 얻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2%포인트, 응답률 12.2%)

◇ 세월호 참사로 야당 지지율 ‘껑충’

주목할 점은 박 시장의 지지율이 날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 전날 JTBC와 현대리서치 연구소가 발표한 유권자 1,084명의 여론조사 결과 역시 박 시장이 45.9%를 기록하며 정 후보(30.5%)를 15.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 응답률 33.8%) 이 같은 추세라면 박 시장의 재선이 무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천시장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도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를 오차범위 이상 앞서며 지지율 굳히기에 돌입했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14일 발표한 1,400명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 후보(40.0%)는 유 후보(32.6%)를 7.4%포인트 차로 따돌렸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포인트, 응답률 12.2%,)

뿐만 아니다. 전날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유권자 506명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송 후보와 유 후보는 각각 46.5%와 34.4%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2.1%포인트.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 14.7%) 같은 기관에서 세월호 참사 이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1.8%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송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눈에 띤다.

 
경기는 그야말로 ‘초박빙’이다. 여전히 남 후보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턱밑까지 쫓아왔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14일 발표한 유권자 1,400명의 여론조사 결과, 남 후보가 38.3%의 지지율로 김 후보(30.0%)를 8.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신뢰수준은 95%에 오차범위 ±3.7%포인트, 응답률 11%) 그동안 남 후보가 김 후보를 비롯한 야당 후보들에게 평균 10%포인트 이상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지지율 격차가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날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깜짝’ 놀랄만한 정도다. 유권자 534명을 상대로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남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0.2%와 39.4%를 기록했다. 불과 0.8%포인트 차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2%포인트, 응답률 12.7%) 김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로 경기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 텃밭 이변 없지만 광주, 부산 ‘적신호’

이외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인 광주, 전북·전남에 이어 현역 프리미엄을 업은 충남, 강원지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특히 충남지사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안희정 후보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20.5%포인트로 앞서며 ‘대세론’을 이어갔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일 발표한 유권자 530명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가 49.3%를 기록했다. 반면 정 후보는 28.8%에 그쳤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2%포인트, 응답률 12.3%)

문제는 광주시장을 둘러싼 공천 내홍이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반대한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한편 단일화를 고려중이다. 결국 광주시장에 출마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자대결은 물론 양자대결에서도 윤 후보는 강 시장과 이 전 의원의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시장과 이 전 의원이 윤 후보의 전략공천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새누리당 역시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 울산, 경북·경남에 이어 대전과 제주까지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지사의 경우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KBS제주를 비롯 제주도내 인터넷 언론 5사 등이 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8일 발표한 유권자 1,000명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원 후보가 62.7%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20.0%)와 무려 42.7%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 19.1%) 다만, 대전의 경우 숨겨진 야권 표가 10~15% 정도 예상되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관건은 충북과 세종, 부산이다. 여야 후보의 각축전으로 표심이 안개 속에 가려졌다. 특히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재선에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때마다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 유례없는 혼전이 예상되고 있다.

◇ 충북, 세종, 부산 오차범위 내 접전

세종시장은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폴리뉴스와 한길리서치가 12일 발표한 유권자 500명의 여론조사 결과, 유 후보는 37.0%를 얻었고, 이 후보는 이보다 3.6%포인트 낮은 33.4%를 기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 13.9%)

부산시장은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가 승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3일 발표한 유권자 1,000명의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지지율 35.7%로 1위에 오르고,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23.2%로 2위,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가 10.7%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 후보와 김 후보가 손잡고, 오 후보로 단일화를 할 경우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룬다. 이 경우 오 후보는 40.8%를 얻어 서 후보(39.3%)를 1.5%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5.66%)

이로써 21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는 여야 어느 한쪽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새누리당이 70%에 육박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를 업고 선거 승리를 기대했으나 ‘세월호 참사’ 변수를 맞아 기세가 꺾인 분위기다. 현재로선 새누리당의 우세지역은 6곳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광주를 제외하고도 6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경합을 벌일 4곳(경기, 부산, 세종, 충북)에서 승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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