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GS건설에 대한 외국인직원들의 평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의 취업정보사이트 ‘글래스도어’(www.glassdoor.com)에서는 GS건설에 근무했거나, 혹은 근무중인 외국인직원들을 대상으로 GS건설에 대한 일종의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는 △기업문화과 가치 △일과 삶의 균형 △보상과 복지 △상사 △경력·기회 등 5개 항목에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더불어 회사에 대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직접 작성하도록 해 그들의 ‘속내’도 엿볼 수 있게 했다.

▲ 최근 미국의 취업정보사이트 ‘글래스도어’(www.glassdoor.com)가 GS건설에 근무했거나, 혹은 근무중인 외국인직원들을 대상으로 GS건설에 대한 일종의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주목된다. (사진=글래스도어 화면 캡처)

◇ 체면 구긴 GS 오너 일가

일단 GS건설은 △기업문화와 가치 △일과 삶의 균형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받았다. GS건설은 5점 만점에 3.3점을 받았다. 국내 건설업계 1위인 현대건설(3.5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GS건설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다른 항목에서는 비교적 고른 점수를 받았지만,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 평가인 ‘CEO를 지지한다’는 항목에 있어서는 33%의 저조한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75%를 기록했다.

실제 GS건설에서 대리로 일하는 직원은 “GS건설은 대기업이지만 회사 문화는 전혀 융통성이 없다”며 “경영진들은 돈만 밝힐 뿐 직원들의 복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복지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같은 평가는 현대건설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 외국인 직원들은 “경영진들이 회사 경영을 잘한다” “회사는 직원들의 예전 실수를 절대로 지적하지 않는다” 등의 평을 올렸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 현대건설의 수석 엔지니어는 “197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제1의 건설회사는 현대건설”이라고 평가했다.

GS건설 외국인 직원들은 또, ‘친구에게 (GS건설을) 추천하겠다’는 항목에 대해서도 절반(약 50%)만이 동의했다.

GS건설 측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지극히 개인적 견해’라는 이유에서다.

GS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용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고 본다. GS건설이 지난해 경영이 안 좋아 올해 비상경영을 진행하다 보니 예전만큼 판관비를 집행하지 못하고, 모든 부문에 있어 허리띠를 졸라매니까 아마도 그런 불만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선 일단 영업이익을 내는 게 급선무”라면서 “비상경영을 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개인의 의견까지 일일이 신경 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 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빌딩(그랑서울) 전경.

◇ GS건설 “개인적인 견해일 뿐”

물론 GS건설의 지적도 나름 일리가 있다. 일부 외국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평판조사’ 결과를 GS건설에 대한 ‘일반적 평가’로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푸른 눈’ 외국인들의 이 같은 혹평을 간과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한다. 회사에 몸담았던 직원들의 평가는 회사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평판’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실제 누군가 SNS에 무심코 올린 회사에 대한 안 좋은 평판이 기업 가치를 순식간에 떨어뜨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대기업들이 기업 이미지만을 관리하는 전담 직원을 두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직원들 눈에 비친 GS건설의 경영자, 즉 오너의 모습은 “돈만 밝히는” 존재라는 점은 상당히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GS건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GS건설은 올해 초 오너 일가의 고액연봉 문제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낸 상황에서도 GS그룹의 오너인 허창수-허명수 형제가 GS건설로부터 총 23억6,20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비난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급기야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올해부터는 실적 악화 계열사에 대한 무급 경영을 선언했지만, 일각에서는 ‘상장사 등기임원 연봉공개’에 부담을 느낀 탓 아니냐’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미국의 취업 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는 현재 근무 중이거나 전(前) 직원들이 기업에 대해 솔직한 리뷰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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