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을 출마가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미 출마 선언을 마친 금태섭 대변인, 강희용 정책위 부의장, 장진영 변호사,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 출마를 준비 중인 허동준 지역위원장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그리고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의원.(사진에서 왼쪽부터)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서울 동작을 지역구가 역대 정치적 땅값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다. 오는 7·30 재보선에서 상징성 높은 ‘서울’의 유일한 선거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여야가 무승부를 낸 만큼 이번 선거의 승패가 정치적 운명을 가른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을 사수해야 한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져야 하지만 출마를 노리는 인사들이 상당수다. 선거 패배 시 ‘무덤’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작을 선거를 ‘거물들의 귀환’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르는 정치적 땅값만큼이나 당선자의 정치적 인물값도 보장된 셈. ‘잠룡’은 물론 재야의 유력 인사들까지 동작을로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 몸값 오른 김문수, 오세훈 ‘차출론’ 여전

새누리당에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출마가 유력하다. 경기지사의 임기가 오는 30일에 끝나는 만큼 정치적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 대선 출마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 김 지사로선 차기 대선까지 마냥 쉬기엔 남은 3년여 시간이 아쉽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을 노려볼 만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유임 결정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고, 오는 7·14 전당대회에 출마하기엔 서청원-김무성 양강구도가 부담스럽다. 정황상 동작을 출마가 가장 안전하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아직 답이 없다. 다만 내달 초에는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 외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를 점치기도 하지만 본인들은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 전 시장은 지난 22일 6개월간의 페루 체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출마에 힘이 실렸으나, 페루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월드프렌즈 도시행정분야 자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내용들을 정리하는 작업에 몰두할 계획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속단은 이르다. 오 전 시장의 출마를 권유하는 여권 인사들이 적지 않아 ‘차출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초 출마가 거론됐던 이혜훈 최고위원은 울산 남을로 출마를 선언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원병으로 출마 검토 방향이 바뀐 상태다.

◇ ‘거물’에 맞선 금태섭·강희용·장진영·허동준

새누리당을 견제할 야권에선 혼전의 연속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워낙 많은 데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과 이를 반대하는 지역 정가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이 같은 양상은 ‘거물’과 ‘신인’의 공천 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후보자 공모 마감을 앞둔 27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인사는 3명이다. ‘안철수 맨’으로 알려진 금태섭 당 대변인과 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캠프 정책대변인을 맡았던 강희용 당 정책위 부의장,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을 역임한 장진영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출마할 뜻을 밝혔으나 아직 입당 수순을 밟지 않았다.

금 대변인은 26일 동작을 지역으로 전입신고를 마친 뒤 “오늘 동작으로 이사한 새내기”로 소개하며 “새사람이기에 선입견 없이 뛰겠다”고 강조했다. 강 부의장도 “동작에 필요한 인물은 ‘거물’ 정치인이 아니라 ‘거울’ 정치인”이라고 주장하며 과거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보좌관과 서울 시의원 등을 지낼 당시 지역에서 이룬 성과를 제시했다. ‘토박이론’을 내세운 장 변호사는 “지역민심을 무시하고 아무 연고도 없는 인사를 낙하산 공천해온 정치권에 대해 주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연장선에서 오랫동안 지역에 몸담은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단독 공천을 원하고 있다.

◇ 노회찬 “김문수와 붙고 싶다”

이와 무관하게 거물들의 귀환도 예고됐다. 특히 지난 대선을 앞두고 경선에 나섰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출마에 적극적이다. 그는 “동작을 지역에 출마해 여당 중진과 빅매치를 해보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터. 반면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의원은 원내 진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당이 판단할 일”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당초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계안 최고위원은 경기 평택을로 출마를 검토 중이다. 최고위원 신분으로 먼저 선거에 나가겠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아 “당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이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한편,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 노 전 대표는 당의 요청을 받고 의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과거 같은 활동을 했는데, 누구의 기이 옳았는지 심판을 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