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병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김영진 팔팔구 지역위원장. 그리고 새누리당 소속의 김현태 대한약사회 부회장, 임호영 전 서울지법 부장판사, 오병주 전 서울지검 부장검사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외 당 안팎으론 나경원 전 의원과 김상민·민현주 비례대표가 거론되고 있다.(사진에서 왼쪽부터)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경기 수원병(팔달구)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여당 텃밭으로 불렸다. 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힘’이다. 남 당선인은 이곳에서 1998년 7월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시 최연소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19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지냈다. 앞서 남 당선인의 부친 고 남평우 선생도 14대 권선을, 15대 팔달에서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사실상 수원병은 지난 20년여 동안 남 당선인 부자의 독무대와 다름없었던 것. 이전에도 ‘금배지’는 지금의 여당 계열이 차지했던 만큼 수원병은 야당이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땅으로 불린다.

하지만 ‘터줏대감’ 남 당선인이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새누리당에서 남 당선인의 후임자를 찾는데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손학규 상임고문을 ‘필승카드’로 제시했다.

◇ 손학규, 출마 가시화… 김영진 변수

손 고문 또한 출마를 부인하진 않는다. 그는 수원병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당의 어려움을 내가 짊어지는 것을 피해온 적이 없다. 당이 결단할 문제니까 당의 결단을 보고 결심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손 고문은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김진표 전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정 출마가 유력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한 뒤 수원병으로 출마 방향이 틀어졌다. 볼모지인 수원병으로 출마해 이번 재보선에서 실시되는 수원지역 3개(수원갑, 수원병, 수원정) 선거구의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게 당 안팎의 주장이다.

손 고문의 출마가 가시화되자 새누리당에선 곤욕스러운 표정이다. 손 고문의 저력에 부담이 적지 않은 것. 실제 손 고문은 여당 텃밭을 탈환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2011년 재보선 당시 한나라당 초강세 지역으로 알려진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해 51%의 득표율을 얻으며 4선에 성공했다. 때문에 치명상을 입은 한나라당은 선거 다음날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손 고문에게 ‘SOS’를 친 이유다.

변수는 김영진 팔달구 지역위원장이다. 그는 지난 23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략공천을 반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45.14% 득표율을 얻어 남 당선인(50.34%)에게 5.2%P 차이로 석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손 고문과 김 위원장의 등장으로 수원병에 활기를 되찾은 것과 달리 새누리당은 조용하다. 25일 마감된 후보자 공모에는 김현태 대한약사회 부회장, 임호영 전 서울지법 부장판사, 오병주 전 서울지검 부장검사, 김영욱 전 수원지법 사무국장 등 4명만이 지원했다. 사실상 ‘손학규 카드’에 맞설 거물급 인사가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 결국 전략공천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목소리다.

◇ ‘손학규 대항마’ 나경원 전략공천 검토

전략공천으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이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낙선한 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과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 등을 지내며 재기를 노려왔던 나 전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역구인 중구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택이 쉽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선 7·14 전당대회를 출마해 원내 진입을 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나 전 의원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외 비례대표 출신의 김상민·민현주 의원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의 경우 출마 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비대위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애초에 준비해오지 않았던 길이라 생소하고 또 잠시 걸었던 그 길이 편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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