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은 예비후보로 15명이 등록했다. 2명은 비공개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부산·경남 이른바 ‘PK’지역은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의 6회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갑은 지난 수십년동안 무소속을 포함해 한 차례도 야권에 자리를 내준 역사가 없다.

해운대 기장군갑이 여당의 텃밭인 만큼 7·30 국회의원 재보선에 새누리당만 15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전력공천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점쳐져 선거보다 치열한 공천심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PK=여당이라는 공식이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해운대 기장갑의 경우 부산지역에서도 두드러진 변화가 보이는 지역이다. 19대 총선에서는 뒤늦게 선거에 참여한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가 40.27% 득표하며 선전했고 17대 총선에서도 야권 후보가 44.55%의 득표를 올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비록 결과에서는 졌지만 선거전까지 무소속의 오거돈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기록했고, 기장군 군수선거에서는 아예 무소속인 오규석 후보가 당선됐다. 이같은 최근의 분위기 반전이 7.30 재보선에도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출마 고심중인 오거돈

새누리당이 15명의 예비후보등록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에 비해 야권에서는 아직까지 수면위에 드러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야권의 최대변수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오 전 장관은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최근 낙선사례로 ‘부산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거는 등 부산지역 정권교체에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정치권과 언론에서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의 지역구이자 재보선 선거구인 기장군갑에서 50.84%를 얻어 서 당선인(49.15%)보다 1.69% 더 많은 득표율을 올린 경험도 있다. 야권에서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셈이다.

 

▲ 부산 기장군갑 출마 후보군으로 야권에서는 오거돈(좌)전 해수부 장관과 윤준호 부산시당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새정치연합 공천 의지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기장군갑에 후보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의 독점구조를 깨야한다는 명분아래 오거돈 후보에게 양보했지만 이번에는 꼭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방침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윤준호 부산시당 대변인이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변인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31.7%의 득표율로 선전한바 있다. 그 밖에 송관종 기장갑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야권의 후보군으로 들어왔다.

한편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전 장관에게 부산시장 단일 후보를 양보했던 김영준 전 최고의원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다만 김 전 최고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지역구를 바꾸면서까지 출마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이 반드시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나옴에 따라 오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단일화가 불가피해졌다. 부산지역의 민심이 변화의 흐름을 보인다고 해도 야권후보의 난립으로는 승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텃밭 굳히기가 성공할 것인지, 야권의 흔들기가 성공할 것인지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갑이 영남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