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의 범행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범행 비용을 지원한데 이어 살인을 강행한 친구의 도주를 도운 그는 자살을 종용하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의원이 살인을 청부한 사람은 다름 아닌 10년 지기 친구였다. 김 의원은 2012년 말 친구인 팽모 씨에게 “송모 씨에게 5억 원 가량을 빌렸는데, 송 씨가 ‘빌린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시의원 생활을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면서 “송 씨를 죽이고 차용증을 가져오면 그동안 (네가 나에게) 빌렸던 7000만원을 변제해주고, 중국에서 가족들과 편히 살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뿐만 아니다. 김 의원은 팽 씨의 범행을 위해 13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범행에 쓰일 손도끼와 전기충격기도 지원했다. 김 의원의 부추김에 팽 씨는 지난 1년3개월여 동안 50회가량 송 씨의 집을 오가며 범행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팽 씨는 범행 당일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택시를 2회 갈아타는가 하면, CCTV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길을 돌아서 송 씨 소유의 서울 내발산동 건물에 도착했다. 이후 저항하는 송 씨를 전기충격기로 공격한 뒤 손도끼로 10여 차례 머리를 가격했다. 5번에 걸쳐 택시를 갈아타고 사우나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은 팽 씨는 범행 이틀 뒤 김 의원의 도움을 받아 중국으로 출국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김 의원이 팽 씨에게 자살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중국으로 출국한 팽 씨가 공안에 체포되자 김 의원은 “네가 한국에 들어오면 난 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팽 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송 씨가 써달라고 해서 써 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면서 “팽 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 씨를 상대로 강도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의원은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정치권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8대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데 이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도시계획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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