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조트 FC부문, 병원식대 수십억 편취 혐의로 검찰 수사
임원 1명 직원 1명 구속, 한화리조트 “임직원 구속은 맞지만, 의혹 사실 아니다”

▲ 홍원기 한화호텔&리조트 대표이사 부회장.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리조트(대표이사 부회장 홍원기·이하 한화리조트)가 때 아닌 검찰 수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위탁급식 및 식자재유통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리조트 FC부문이 유명 병원들과 짜고 병원 식대를 수십억원 부당하게 챙겼다는 것이 검찰 수사의 골자. 한화리조트 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벌써 관련 임원과 직원이 구속되는 등 검찰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 대형병원과 짜고 환자들 식대 편취 의혹

한화호텔&리조트는 리조트, 골프, 레저&컬쳐, 호텔 그리고 FC(Food Culture) 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FC부문은 위탁급식과 식자재유통, 외식사업 등을 담당한다.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한화리조트 FC부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특히 병원 위탁급식 운영과 관련해 회사 측에 자료요청을 하는 등 꼼꼼하게 수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의 이 같은 수사는 한화리조트 FC부문이 병원들과 짜고 병원 식대 명목의 건강보험료 등을 수십억원을 편취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노컷뉴스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한화리조트와 서울 H병원, 인천 H병원 등은 최근 수년간 서울과 인천 등지의 대형 유명병원의 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과정에서 보건당국을 속여 식대 가산금을 챙기는 수법으로 50억원 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강보험법에 의하면 병원 식대는 기본식사비에 더해 영양사와 조리사 수에 따라 ‘식대 가산액’이 붙는다. 하지만 한화리조트는 직원수를 부풀려 더 비싸게 식대를 책정,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 식대는 환자가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건강보험료로 지급된다. 한화리조트가 아픈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당국의 감시를 피해 준조세(세금은 아니나 꼭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 성격의 건강보험료를 교묘히 빼돌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한화리조트 측은 펄쩍 뛰고 있다. 검찰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화리조트 홍보실 고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검찰 수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화리조트에 대한 의혹 수사가 아니고, 원주시청 관할 병원과 관련된 수사에서 비롯된 건”이라고 설명했다.

◇ 체면 구긴 홍원기 부회장

한화리조트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원주시청 관할 병원에서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식대가산금을 신청했는데,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을 고소하면서 위탁급식업체인 한화리조트까지 검찰 조사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한화리조트가 50억원을 편취했다고 보도했는데, 편취금액이 아니라 식대가산금으로 받은 총 금액이 50억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한화리조트가 식대를 부풀리거나 편취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만 영양사와 조리사 등이 함께 근무하다보니 너희들이 공모한 것 아니냐 라는 식으로 의심을 받아 검찰 수사까지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검찰은 병원들이 식대가산금을 과다계상해 받을 수 있게끔 한화리조트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만약 검찰이 해당 사안으로 정식 기소하게 되면 회사 측도 법적 절차를 따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화리조트의 이 같은 적극적인 해명과 달리 돌아가는 상황은 영 불리한 모양새다. 이번 수사중인 춘천지검이 한화리조트의 병원식대 편취 혐의로 한화리조트 상무 김모 씨 등 임직원 2명을 최근 구속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통상 구속수사는 증거인멸의 우려나 도주의 위험이 있을 때 진행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화리조트의 ‘강경한 해명’과는 달리 일정 부분 혐의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 검찰은 이번 사건을 대기업 급식업체와 병원간 고질적 유착비리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을 단독보도한 노컷뉴스는 검찰 고위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기업이 유명 대형병원과 짜고 아픈 환자의 식대를 부풀리고, 사실상 준조세로 볼 수 있는 건강보험료 거액을 챙긴 문제적 사안”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한화리조트에 불고 있는 검찰 수사 바람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 초미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 임직원들은 물론 각 계열사들 역시 몸을 낮추고 입방아에 오르는 것을 각별히 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검찰 수사에, 수십억대 병원 식대 편취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회사 이미지 추락은 물론 ‘윗선’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얼마 전 대표이사 사장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오른 홍원기 부회장 입장에선 더욱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일단 업계 안팎에선 검찰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화리조트를 드리우고 있는 먹구름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과연 한화그룹 측 주장대로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검찰의 ‘몰아가기식 수사의 희생양’인 것인지… ‘대기업 급식업체와 병원간 유착비리’를 들춰보고 있는 검찰 수사 칼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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